[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60] 테니스에서 왜 ‘플래트(flat)’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4-15 08:11
강력한 플래트샷을 구사했던 세레나 윌리엄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력한 플래트샷을 구사했던 세레나 윌리엄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포츠 용어로 ‘플래트(flat)’는 대개 평탄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골프에서 ‘플래트 코스(course)’는 굴곡이 없는 평평한 코스를 가르킨다. ‘플래트 스윙(swing)’은 지면과 수평에 가깝게 가로로 휘두르는 스윙을 말한다. 세로로 가파르게 하는 ‘업라이트(upright) 스윙’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야구에선 타자가 치기 쉬운 눈 속임이 없는 직구를 플래트라고 부른다. 테니스에선 스핀이 전혀 없이 볼을 치는 샷을 의미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flat’는 고대 노르만어 ‘flatr’이 어원이며 , 1300년대 고대 영어 ‘flett’를 거쳐 중세영어에서 평평한 의미로 쓰였다. 수평이나 공기가 빠진 타이어, 엎드린 자세 등의 뜻으로 사용됐다.
테니스에서 플래트샷은 서브를 할 때 많이 이루어진다. 백스핀이나 탑스핀을 하지 않고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삼아 빠른 속도로 볼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스핀은 볼 비행거리와 방향을 조절하기 위해 구사한다. 볼 뒤쪽 위 아래로 깎아서 친다. (본 코너 951회 ‘테니스에서 왜 ‘백스핀(backspin)’이라 말할까‘ 참조)

하지만 플래트샷은 볼을 그냥 앞으로 밀어 날아가게한다. 볼에 힘을 강하게 실을 수 있으며 빠르게 칠 수 있다. 첫 서브를 할 때 많이 쓰는 이유는 똑바로 공중으로 날아가고 스핀을 매긴 다른 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튀기 때문이다. 플래트샷의 단점은 스핀이 거의 없고, 실수가 일어난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플래트샷으로 강력한 서브를 구사한다.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세계여자 테니스를 평정했던 세레나 윌리엄스는 파괴력이 큰 플래트샷으로 서브를 넣어 역대 여자 테니스선수 가운데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크리스 에버트, 모니카 셀레스, 마리아 사라포바 등도 플래트샷을 잘 구사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정확도 높은 플래트샷 서브를 성공시켜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다. 세계적인 남자 선수로 지미 코너스, 앤디 로딕, 앤디 머레이, 페르난도 곤살레스, 노박 조코비치 등도 플래트샷을 서브로 많이 집어 넣었다.

우리나라 언론은 테니스 붐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1970년대부터 플래트나 플래트 서브를 소개하는 기사를 전했다. 조선일보 1972년 11월5일자 ‘누구나 즐길수 있는 스포츠 테니스교실(教室) ④’ 기사는 ‘플래트서브(Flat Ser—ve) 볼을 라켓면과 직각으로 친 것을 말한다. 스피드가 있고 최상의 공격적서브이다’ 라고 보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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