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속 '홈런 포효' 이정후, 356일 만에 아치..."비 왔으면 KBO선 취소됐을 경기

장성훈 기자| 승인 2025-04-13 06:05
양키 스타디움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친 이정후. 사진[Imagn Images=연합뉴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친 이정후. 사진[Imagn Images=연합뉴스]
봄비가 내린 뉴욕의 차가운 공기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뜨거운 방망이를 식히지 못했다.

이정후는 12일 미국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볼넷 2개를 기록하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맞이한 1회 첫 타석에서 양키스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의 싱커를 공략해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시즌 1호 결승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는 지난해 4월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무려 356일 만에 나온 메이저리그 통산 두 번째 홈런이다.

이날 뉴욕은 경기 전부터 거센 봄비가 내렸고, 섭씨 4도의 차가운 기온과 강풍이 겹쳐 열악한 경기 환경이었다. 비로 인해 경기는 예정 시각보다 30분가량 늦게 시작됐으며, 이후 빗줄기가 더 굵어지면서 샌프란시스코가 6회 9-1로 강우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같은 조건이었다면 KBO리그는 경기 자체를 시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인 샌프란시스코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구단 양키스는 재경기 일정 잡기가 쉽지 않아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이정후에게 첫 홈런의 기회를 선사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KBO리그였다면 취소됐을 경기"라면서 "KBO리그는 비로 인한 경기 취소가 잦다"고 말했다. 강풍과 폭우 속에서 홈런을 때린 것은 더욱 놀라운 성과로, MLB닷컴은 "이정후의 KBO리그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써서 더욱 비 오는 날에 경기할 일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홈에 들어와서 동료와 포옹하는 이정후(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홈에 들어와서 동료와 포옹하는 이정후(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이정후의 첫 홈런은 정확한 분석과 수읽기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그는 "스트로먼이 컷패스트볼과 싱커를 많이 던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초구가 몸쪽 컷패스트볼이었고, 그다음 공은 바깥쪽으로 빠지는 싱커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스트라이크존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살짝 흘러 나가는 싱커를 공략해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는 "공이 거기로 들어올 것이라고 느꼈고, 그걸 공략하겠다고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가 '첫 양키 스타디움 경험'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뛰어난 타격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멜빈 감독은 "정말 대단했다. 이정후는 당연히 여기서 경기를 뛴 경험이 없다. 그리고 경기 초반에 주자가 두 명 나간 어려운 상황에서도 홈런을 쳤다. 우리 팀에 큰 활력을 준 장면"이라고 칭찬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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