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저축은행이 삼성화재를 풀세트 접전 끝에 따돌리며 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승장 신영철 감독의 표정은 싸늘했다.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는 그의 첫마디는 단순한 겸손이 아니었다. 이긴 경기에서도 허점을 놓치지 않는 냉정한 시선, 그것이 OK 벤치의 온도였다.
반전의 열쇠는 교체 카드에서 나왔다. 신 감독은 벤치에서 투입된 선수들, 특히 쇼타의 활약을 승인의 근거로 꼽았다. "벤치에서 들어간 선수들이 잘 해줬다. 특히 쇼타가 잘했다"는 그의 평가는 짧았지만 무게감이 달랐다.
이날 수훈 선수로 선정된 전광인은 연패 탈출의 감격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연패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고 선수들에게 재미있게 하자고 얘기했다." 그 한마디가 코트의 공기를 바꿨다. 특히 그의 파이프 공격은 상대의 허를 찔렀다. "상대가 사이드 대비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이프를 많이 써달라고 요청했다"는 그의 설명은 이것이 우연이 아닌 치밀한 전략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패장 고준용 삼성화재 감독대행은 12연패라는 무거운 숫자를 짊어지면서도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끈질기게 잘 해줬다"며 김요한과 최현민의 분전을 높이 평가했다. "현민이는 처음 들어가는 건데 연습을 열심히 했다"는 말은 어두운 터널 끝의 희미한 빛처럼 들렸다. 이기지 못했지만 풀세트까지 버텼다는 것, 그것이 지금 삼성화재가 붙들고 있는 유일한 긍정의 실마리다.
승리한 팀은 내용에 불만족하고, 패배한 팀은 끈기에서 가능성을 읽는다. 3월 4일 대전의 밤은, 두 팀 모두에게 '전환점'을 예고하는 복잡한 결말로 막을 내렸다.
[김민성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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