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6일 대전 충무체육관.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최근 3경기 2승의 상승세를 등에 업고 다소 여유로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반면 여오현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은 부상 악재와 전력 공백이라는 현실을 정면으로 인정하면서도 무너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여오현 대행의 발언은 현재 IBK기업은행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리시브 라인이든 공격력에서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빅토리아를 받쳐줄 공격력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에이스 의존 심화를 감독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리베로 임명옥에 이어 아시아쿼터 킨켈라까지 연쇄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그 공백을 메우는 김채원에 대해서는 "살아있는 레전드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관장 벤치의 언어는 달랐다. 고희진 감독은 최근 2승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이 본인 역할을 잘 해줬다"는 짧고 명확한 말로 답했다. 자네테(GS칼텍스전 14득점)를 중심으로 이선우·박은진이 가세하고, 이전 IBK전에서 박여름(17득점)·박혜민(16득점)이 깜짝 활약을 펼쳤던 흐름이 팀 전체 자신감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특히 아웃사이드 히터와 미들 블로커를 넘나드는 이선우에 대해 고 감독은 "아포짓도 가능하기에 우리 팀에서 소중한 자원"이라며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결국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의 승부는 단순한 순위 싸움이 아니다. '고춧가루 배구'로 상위권을 흔드는 정관장의 칼날이 다시 한번 IBK기업은행의 봄 배구 희망을 저울질하는 현장이다.
감독의 언어가 예고한 그 간극, 코트 위에서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가 이날의 전부다.
[김민성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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