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한화 마운드의 붕괴는 예견된 참사다. 78억 원의 거액을 들여 영입한 엄상백이 단 1경기 만에 수술대로 향하며 시즌 아웃됐고, 뒷문을 책임져야 할 강속구 마무리 김서현마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롱릴리버와 마무리가 동시에 사라진 최악의 상황에서 김 감독은 전략적 인내가 아닌 무리한 투수 교체라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지난 2일 삼성전에서 13-3이라는 대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투수 9명을 쏟아부은 것이 대표적이다. 선발 문동주의 조기 강판이라는 악재가 있었다고는 하나,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불펜을 아끼지 않은 결과는 고스란히 다음 날의 참사로 이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운용이 투수 개개인의 컨디션을 파괴하는 촌극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투수진이 고갈된 상태에서 김 감독은 마무리 잭 쿠싱을 7회에 조기 투입해 9회까지 3이닝 가까이 던지게 하는 무리수를 뒀다. 1이닝 전력투구에 최적화된 마무리를 선발처럼 길게 던지게 한 이 선택은 결국 끝내기 패배와 투수 혹사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팬들 사이에서 "이럴 거면 차라리 선발급 투수 10명을 뽑아 1+1로 돌리는 게 낫겠다"는 냉소 섞인 조롱이 나오는 이유도, 지금의 운용이 계획된 시스템이 아닌 쫓기는 리더의 조급함에서 비롯된 임기응변이기 때문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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