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28] 왜 ‘서핑(Surfing)’이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2-10-23 08:28
강원도 양양 죽도 해수욕장에서 '서핑 삼매경'에 빠진 젊은이들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원도 양양 죽도 해수욕장에서 '서핑 삼매경'에 빠진 젊은이들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요즘 20-30 젊은이들은 물과 관련한 레저스포츠하면 단번에 서핑을 먼저 떠울린다. 서핑이 가장 핫한 물종목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양양은 한국 서핑의 성지로 알려져 많은 젊은이들이 보드를 들고 찾는 곳이다. 하지만 50대 이상의 장년 세대에게는 아직 서핑이 낯설게 느껴진다. 196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치 보이스가 부른 ‘서핑 유에스에이(Surfing USA)’라는 노래를 통해 ‘서핑’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정도를 알 수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바닷가에서 젊은이들이 보드를 타고 즐기는 신종 스포츠라는 것일 뿐이었다.

본 코너 827회 ‘왜 수영 종목이 ’레크리에이션‘ 활동일까’라는 문제를 살펴보면서 ‘서핑’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갖게됐다. 서핑이 현재 레저스포츠의 대명사격으로 젊은이들에게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서핑’이라는 말은 영어 ‘Surfing’를 영어식 발음대로 표기한 외래어이다. 영어 사전을 검색하면 ‘Surfing’은 서프보드에 서 있거나 누워서 파도를 타고 해안을 향하는 스포츠 또는 오락을 말한다. 인터넷에서 사이트 간에 이동하는 활동을 ‘인터넷 서핑’이라고도 얘기한다.

‘surfing’는 명사형이고 원래 동사는 ‘surf’이다. 언어학자들은 ‘surf’라는 단어가 17세기 후반에 유래했다고 한다. 바다의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의미하는 ‘suff’에서 파생됐다는 것이다. ‘suff’는 같은 의미인 ‘surge’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언어학자들은 분석한다.

‘surge’는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군중이나 조수와 같은 자연적인 힘에 의한 강력한 전진 또는 상향 운동의 의미로 쓰였다. 서핑이라는 스포츠와 논리적인 연결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surge’는 고대 프랑스어 동사 ‘sourge’에서 유래했으며, 상승을 의미하는 라틴어 ‘surgo/surgere’가 어원이다. 원래 라틴어 ‘surgo’는 일어나다, 일어서다는 의미를 갖는다. 서핑의 언어적 어원이 ‘surgo’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서핑은 파도와 관련해 사람이 보드를 타고 일어선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확인할 수 있다.
서핑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이후이다. '현대 서핑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와이 원주민 출신으로 수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듀크 카하나모쿠(1890-1968)가 세계를 여행하며 서핑을 대중에게 시연하면서부터였다. 1960년대 이후의 서핑 인구의 증가에는 미디어뿐만이 아니라 기술적인 발전도 큰 영향을 끼쳤다. 1950년대에 폴리우레탄과 파이버글라스 등의 신소재를 이용한 서프보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의 나무로 만들어진 서프보드와는 비교가 안되는 압도적인 부력과 가벼운 무게는 서핑의 난이도를 크게 줄였다. 작은 보드에서도 충분한 부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20세기 후반 하이 퍼포먼스 서핑 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서핑이라는 말은 1960년대부터 등장했다. 조선일보 1964년 7월12일자 ‘미국해수욕장(美國海水浴場)을휩쓰는 「서핑」붐’ 기사는 ‘올 여름 바다건너미국의 해수욕장은 온통「서핑」(Surfing)—길쭉한 널판대기로 물결을타는놀이—바람에 휩쓸려 현재 그「붐」은 절정에 이르고있는데, 이통에 한몫 단단히보려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이 항상 약삭빠른영화계와「레코드」계다’라며 서핑에 관한 얘기를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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