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도 홀별 거리를 미터로 많이 쓰지만 아직도 야드를 쓰는 곳도 꽤 있다. 국내 골프장들은 미터로 홀별 거리를 표시하고 있는 데 반해 미국 골프장들은 대개 야드 거리로 홀별 크기를 나타낸다. 거리 계산을 미터와 야드로 다르게 표시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에서 거리 계산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야드로 표시한 골프장에선 야드 거리에서 숫자 15를 빼면 미터 거리로 보면 된다. 150야드라면 15를 빼 135미터가 된다. 실제 계산은 150야드에 0.9144를 곱하야 되지만 대략적인 추정치로 환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서양 제도의 유입과 함께 서양식 미터법을 일본식 도량형 단위인 돈, 관, 평 등과 함께 혼용하기도 했다. 국제 규칙이 정해진 스포츠에서는 미터법을 활용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신문 보도를 보면 미터를 한자어 ‘쌀 미(米)’로 표기했다. 이는 영어 발음을 줄여서 표기한 것이다. 예를들어 2m30을 2米30으로 썼다. 우리나라 언론은 해방이후 1950년대 후반까지 쌀 미자를 한자어가 아닌 한글 ‘미’로 표기하다가 외래어 ‘미터’로 바꿔 사용하게됐다. 현재는 외래어 '미터' 대신 영어 ‘m’로 쓴다.
야드는 나뭇가지,막대기 등 측정에 사용된 고대 영어 ‘gerd’, ‘gyrd’에서 기원한 말이다. 성경 마태복음에 나오는 세례 요한의 전령은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를 거리 측정에 사용했다고 한다. 고대 영어와 중세 영어에서 측량 길이를 나타내는 단어로 야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20년 노르만 왕가의 ‘뛰어난 학자(Henry Beauclerc)'라는 별칭을 가진 영국 헨리 1세(1100~1135년)는 ‘Yard 사용법’을 선포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헨리 1세의 ‘코끝부터 쭉 뻗은 팔의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91.44cm)’를 1야드의 표준으로 정해서 선포한 것이라고 한다. 하이힐(high heeled shoes)을 즐겨 신었던 루이 14세(1643~1715년)의 발(Foot) 길이(30.48cm)를 ’1 Feet의 표준‘으로 프랑스인들은 정한 것이란다. 그래서 1 Feet가 30.48Cm가 된 것이다. 1야드는 3피트, 또는 36인치와 동일한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영국 및 미국에서 쓰이게 됐다. 1959년 국제 협정에 따라 1야드는 정확히 0.9144미터로 표준화됐다. 야드라는 단어는 동음이의어로 밀폐된 땅, 정원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매년 10월14일은 세계 표준의 날이기도 해서 일상생활에서 쓰는 ‘미터, 야드’ 등 거리 표시를 나타내는 단어의 기원을 살펴봤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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