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1년 전, 삼성 라이온즈는 후반기 대반격으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LG 트윈스를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기세 좋게 달렸다.
그 기세는 올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였다. 외국인 에이스 후라도를 품고, FA 최원태와 4년 70억 원에 계약했다. 레예스(부상으로 가라비토 교체), 후라도, 원태인, 최태원으로 꾸린 선발진은 ‘리그 최강’ 평가를 받았다.
불펜진도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이 버티고 있었다. ‘우승 청사진’은 완벽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후라도만 제 몫을 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대 이하. 레예스는 시즌 중 방출, 가라비토는 무난하지만 ‘게임 체인저’는 아니다. 원태인은 지난해의 위력을 잃었고, 최태원은 평균자책점 4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타선은 사실상 디아즈 원맨쇼다. 구자욱은 뒤늦게 타율을 끌어올렸지만 예전의 파괴력은 사라졌다. 강민호와 박병호는 전성기와 거리가 멀고, 김영웅도 지난해의 ‘광폭 모드’는 보이지 않는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 하지만 11일 현재 순위는 8위다. 5위와 승차는 3경기, 숫자만 보면 희망은 있다. 그러나 삼성은 ‘우승주의’ 구단이다. 가을야구 턱걸이는 목표가 아니다.
홈 관중 동원 1위, 성적은 8위. 이것이 삼성의 현주소다.
작년엔 ‘최약체’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던 팀이, 올해는 ‘우승 후보’에서 무너지고 있다. 팬들은 여전히 시즌 막판 스퍼트와 반등을 꿈꾸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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