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대표적인 흑인 수영선수로 소개한 것은 시몬 매뉴얼, 마레자 코레이얼, 엘리스 디어링 등이다. 시몬 매뉴얼은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자유형 100m에서 수영 개인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레자 코레이얼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계영주자로 흑인 여자선수로는 첫 은메달을 땄다. 영국의 엘리스 디어링은 2020년 도쿄올림픽 영국 수영대표출신으로 같은 해 2020년 블랙수영협회(Black Swimming Association)을 공동 설립해 주목을 받았다.
20세기 초부터 수영은 미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레저 스포츠였다. 그러나 1964년까지 존속된 ‘짐 크로법’이라는 흑백 분리 정책은 흑인의 수영장 출입을 금지했다. 흑인이 물에 들어가면 수영장이 영구적으로 폐쇄되거나 물을 버리고 다시 채우는 경우가 많았다. 1964년 플로리다 세인트 어거스틴의 한 모텔 매니저는 수영장에 염산을 던지기도 했다. 흑인 시위대 5명이 수영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비명을 지르고 충격을 받은 시위자 중 한 명인 17세 미미 존스(Mimi Jones)의 사진은 시민권 운동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인종 차별 철폐 후에도 스포츠에 뛰어난 흑인들은 일반적으로 수영 대회가 열리는 값비싼 회원 전용 클럽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예전 미국 언론 등은 수영에 흑인이 약한 이유로 타고난 근육 때문에 부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뛰어난 하체 근육에 비해 상체 근육이 약하다는 두 가지 설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흑인 선수들이 드문 것은 체력이나 체질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적 구조문제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흑백 차별이 심할 때는 백인들이 흑인들하고 같은 물에서 수영을 하기 싫다고 배척해 수영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흑이니 부모 세대에서 수영을 한 이들이 적으니 당연히 자녀 세대에서도 수영인구가 적을 수 밖에 없다. 또 수영 기초를 배우기 위해선 비싼 레슨비를 내야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흑인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수년 전 미국의 한 조사에서 미국의 흑인 아이들 69%가 수영을 여전히 할 줄 모르며, 익사율도 백인 아이보다 무려 5.5배가 높게 나타났다.
미국 속담에 ‘위대한 일에는 쉬운 것이 없다(Nothing great is easy)’는 말이 있다. 수영에서 1988년 수리남의 네스티, 2016년 미국의 시몬 매뉴얼이 각각 남자와 여자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영 역사에서 흑백 차별을 딛고 큰 족적을 남긴 둘은 위대한 선수로 귀감이 될만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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