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역사상 최초의 300억 원 시대가 열렸다는 상징성은 크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 11년이라는 숫자는 실질적인 구속력보다 '선언적 의미'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지점은 이 계약의 휘발성이다. 노시환이 내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하는 순간, 한화가 약속한 307억 원은 사실상 '0원'이 된다. 미국 현지에서 계약이 성립되면 국내 계약은 즉시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307억 원은 노시환이 한화에 남았을 때를 가정한 가상의 수치이자, 해외 진출이 무산되거나 복귀했을 때를 대비한 '안전장치' 성격이 짙다.
전문가들은 노시환이 포스팅에 나설 경우, 단 3년 만에 한화가 제시한 11년치 총액인 307억 원 이상을 벌어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평균 1,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만 따내도 국내 연봉의 몇 배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굳이 11년이라는 긴 시간을 국내 담장 안에 가둬둘 이유가 없는 셈이다.
결국 한화 구단의 진짜 속내는 '포스팅 비용'과 '권리 선점'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시환이 미국에서 대형 계약을 맺을수록 한화가 손에 쥐는 포스팅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한, 향후 노시환이 국내로 복귀할 때 이미 11년 계약으로 묶어두었기에 타 팀에 뺏길 리스크도 원천 봉쇄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307억 원 계약은 노시환을 붙잡아두기 위한 족쇄가 아니라, 오히려 마음 놓고 미국 문을 두드리라는 구단의 화끈한 배웅인 셈이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11년이라는 긴 계약 기간이 아니라, 내년 겨울 노시환이 얼마나 압도적인 몸값으로 태평양을 건널지에 쏠리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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