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26] 왜 ‘핀수영(Fin Swimming)’이라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2-10-20 06:13
'핀수영의 박태환' 이관호. 올 전국체전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깨고 금메달을 획득한모습이다.
'핀수영의 박태환' 이관호. 올 전국체전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깨고 금메달을 획득한모습이다.
핀수영은 쉽게 말해서 ‘오리발’을 차고 수영을 하는 것을 말한다. 사전적 정의대로라면 1㎡ 정도의 말갈퀴라고 부르는 핀(Fin)을 끼고 허리만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는 경기이다. 유럽에서 수영의 새로운 경기종목으로 개발했다.

핀수영은 국어사전에도 오른 외래어이다. 영어 원어로는 ‘Fin’과 ‘Swimming’의 합성어이다. 핀수영을 창안한 사람은 뜻밖에도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플랭클린(1706-1790년)이다. 그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쇄공으로 시작해 외교관, 과학자, 발명가, 언론인, 사회 활동가로도 활동했다. 온갖 직업들을 섭렴해 보잘 것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미국인의 원조격으로 평가받는다.
플랭클린은 어릴 적 더 ᄈᆞᆯ리 수영하기를 원했다. 개구리가 수영을 잘 하는 것을 보면서 그는 왜 그런 지 궁금했다. 그때 개구리들이 물갈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물갈퀴를 발명하게됐다. 열성적인 수영선수였던 그는 1717년 11살의 나이로 핀수영을 창안했던 것이다. 핀수영을 현대적인 스포츠로 발전시킨 것은 프랑스인 루이 드 콜리우이다. 1933년 그는 플랭클린과 비슷한 개념으로 핀수영을 개발했다.

핀수영은 대개 자유형보다 빠르고 움직임이 더 역동적이다. 경기를 할 때는 핀, 물안경, 스노클 외에는 어떠한 장치도 사용할 수 없으며 호흡잠영경기에서만 압축공기 잠수장비를 사용한다. 경기는 크게 수영장경기, 잠영경기, 장거리경기로 나누며, 남녀 개인경기, 단체경기, 계영경기로 구분된다. 수영장경기는 다시 표면경기·계영으로, 잠영경기는 호흡잠영(스쿠버잠영)경기·무호흡잠영경기로 나눈다. 기록이 공인되는 거리와 종목은 수영장경기의 경우 50m·100m·200m·400m·800m·1,500m·1,850m 경기, 4x100m, 4x200m 계영이 있고 잠영경기의 경우 100m·400m·800m의 호흡잠영경기, 스쿠버를 사용하지 않는 50m 무호흡잠영경기가 있다. 강, 호수, 바다와 같은 자연환경에서 행하는 장거리수영은 거리가 3,000~8,000m까지 다양하나 기록은 공인되지 않는다.
1967년 제1회유럽선수권대회, 1976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1986년 IOC로부터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았다. 아직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는 않고 있다. 한국은 1969년부터 실시하였으며, 1988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1992년부터 전국체육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선보였다.

한국에서 핀수영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는 이관호(33·서울특별시청)이다. 그는 한때 ‘핀수영의 박태환'이라 불렸다. 비인기 종목 핀수영을 소개하면서 수영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박태환의 이름을 따온 별칭이었다.

그도 박태환처럼 핀수영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며 비슷한 위상을 뽐냈다. 올해 전국체전 무호흡 잠영 50m에서 그는 6년 전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을 0.01초 줄이며 아시아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아시아 최고 기록은 2016년 그리스 볼로스에서 열린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관호가 세운 13초85이다. 2006년 전국체전에 데뷔한 그는 이듬해부터 2관왕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금메달을 따기 시작했다. 2013년 대회까지 8년 연속 금메달을 딴 그는 2014년에는 은메달 두 개에 그쳤지만, 다시 5회 다관왕에 오르며 총 25개의 금메달을 모았다. 여기에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올 체전에서도 금메달 하나를 추가해 벌써 26개가 됐다. 수영에서 박태환을 잇는 차세대 수영스타 황선우(19·강원도청)가 등장했지만, 핀수영에서는 아직 이관호가 자신의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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