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86] 체조 ‘개인전’에서 ‘개인(個人)’은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1-26 07:12
 평균대 개인종목에서 연기를 하는 여서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평균대 개인종목에서 연기를 하는 여서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체조 종목은 남녀 모두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개인전은 말 그대로 개인이 승부를 겨루며, 단체전은 여러 명이 한 팀을 이뤄 팀으로 우승을 다투는 것이다. 개인은 일본식 한자어로 ‘낱 개(個)’와 ‘사람 인(人)’을 써서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을 뜻한다.

원래 '개인'이란 영어 'individual'의 번역어이다. 1868년 일본 메이지 시대이후 일본에 수입되어 번역된 서양문화의 개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individual’이란 '나누다'라는 뜻의 ‘divide’에 부정 접두사 ‘in’이 붙은 단어이다. 나누지 못한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indiciduus’가 어원이다.
메이지 시대 이전에 일본어에는 '개인'이라는 말이 없었다. 메이지 10년인 1877년 일본의 번역가 핫토리 토쿠가 번역한 프랑스 정치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민약론’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 다음해인 1878년 타카하시 타츠로의 '미국 법률 원론'과 아오키 니스케가 번역한 ‘정체론’ 등에서도 개인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현재의 '개인'이라는 의미는 근대 이후 형성된 단어에 가깝다. 과거 조선시대까지는 ‘個人’이라는 단어 보다는 ‘箇人(개인)’을 주로 썼으며, 그 의미도 현대의 사전적 의미와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그냥 한자 그대로 의미인 '각각의 사람들을 가리킬 때 썼다. '개개인'의 의미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개인이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를 통해서 들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1920년 3월9일자 ‘현재회사은행(現在會社銀行)’ 기사는 ‘조선(朝鮮)의 사업회사(事業會社)난익(益)々속출(續出)하야 신문지상(新聞紙上)에 난일일(一日)이라도 회사(會社)□가(可)의기사(記事)를 견(見)치못하난 일이무(無)□야 실(實)로남흥(濫興)이라위(謂)할만한상(狀)□□대기중(其中)에난 개인사업(個人事業)이 회사(會社)로 화(化)한것도유(有)하며 우회사(又會社)를 창립(創立)한후 자본가(後資本家)를 규합(糾合)한 것도유(有)하야 회사(會社)의남흥(濫興)은 시류(時流)라위(謂)할지오 조선경제계(朝鮮經濟界)를위(爲)하야파(頗)히우려(憂慮)한현상(現象)이라하겟도다 금(今)에 조선은행조사(朝鮮銀行調査)에계(係)한 일월말현재(一月末現在)의 은행회사총수(銀行會社總數)난 사백오(四百五)요 불입자본총액(拂込資本總額)은 일억일천칠십륙만륙천오백팔십원(一億一千七十六萬六千五百八十圓)인대 차(此)를조직별(組織別)로표시(表示)하면여좌(如左)하도다’고 전했다. 조선일보가 창간하던 1920년에 ‘개인’이라는 말을 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체조 올림픽 개인전은 단체전 예선 성적을 기초로 개인 종합 결선에는 24명이, 종목별 결선에는 8명이 각각 출전한다. 개인종합 메달은 각 종목별로 선수 개인들이 기록한 점수를 합산해서 정해지며 종목별 결선은 결선 당일에 치러지는 루틴의 결과로만 순위가 정해진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체조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코마네치를 표지 인물로 보도한 타임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체조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코마네치를 표지 인물로 보도한 타임지.

역대 세계체조 개인전에서 가장 화려했던 선수는 코마네치였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코마네치는 루마니아 체조 국가대표로 출전해 여자 체조 사상 처음으로 7차례의 만점(10점)을 기록하며 개인 종합을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당시 미국 타임지는 코마네치를 “인간의 몸을 빌려 지상에 나타난 요정”이라고 극찬했다. 4년 뒤 모스크바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를 추가하는 등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등에서 금메달 21개를 목에 걸고 1984년 은퇴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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