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은 지난 해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의 영상을 틀었다. 신임 검사들에게 1932년 올림픽 챔피언의 뜀틀 경기 영상,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의 영상을 보여줬다. 그는 월등히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양학선 선수 영상을 언급하며 "인간의 DNA가 80년 만에 바뀌었을 리가 없다. 그런데 확실히 클래스가 다르지 않나. 이건 축적된 노하우와 전달된 자산의 차이일 것"이라고 했다. 1932년 LA올림픽 때만해도 도움닫기를 한 뒤 한 바퀴 회전하고 얼마나 반듯하게 서는가를 겨뤘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은 누가 더 공중에서 회전을 다양하게 한 뒤 착지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단순할 것 같은 도마 기술이 결코 단순하지 않은 고난이도의 기술로 진화했던 것이다.
체조에서 기술의 난이도를 ‘난도 등급’으로 분류한다. 난도는 한자어로 ‘어려울 난(難)’과 ‘법도 도(度)’를 쓴다. 여려움의 정도를 의미하는 말이다. 주로 체조에서 많이 쓴다. 영어로는 ‘difficulty value’라고 표기한다. 원래 체조 기술은 난이도 ‘A’부터 출발했다. 알파벳 순서가 늘어날수록 더 어려운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에야 기계체조 난이도 설정이 A, B, C, D, E, F, G, H, I를 넘어 J난도까지 이르렀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자신만이 갖는 기술에 자신의 이름이나 성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한때 한국을 대표했던 양학선은 ‘양1’로 자신의 성을 써서 기술 이름을 붙였다.(본 코너 878 ‘왜 체조에서 ‘양1’이라고 말할까‘ 참조) 체조 난도가 J까지 올랐다고 해서 평범한 일반인이 C난도를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은 가장 낮은 A난도 기술도 제대로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A난도는 쉬운 난도, B난도는 중간 난도, C난도는 중고급 난도, D난도는 상고급난도, E난도는 최고급 난도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1960년대부터 체조에서 ‘난도’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1963년 11워23일자 ‘체력남(體力濫)비는패인(敗因)이다아쉬운창의성발휘(創意性發揮)’기사는 ‘...제2일자유문제경기에있어서는 전반적으로 욕심이 과한 경향이 있었으며 난도(난도(難度))구분에따라 구성원칙에 입각한다는 전제하에 자신을 갖고 시기를 해야만한다. 또한 착지(착지(着地))에 대한 비중은 별로 크지는않지만 주어지는 인상의비중을 재삼명심하여 완전무결한 착지가되도록 항상연구하고 정력소모에있어서도 체력이 분배된시기가 되도록 해야할 것이다’며 체조에서 난도에 따라 기술을 잘 구사할 것을 지적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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