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요정이라는 말은 인조실록과 숙종실록에 2번 나온다. 인조실록 6권 인조 2년(1624년 명 천계(天啓) 4년) 6월 9일 신묘 2번째기사 ‘간원에서 정명 공주의 일을 다시 아뢰다’에 ‘어찌 가졌어도 거듭 갖고 집 위에 집을 더하여 쇠퇴기의 당나라 때 일어난 ’목요(木妖)의 비난‘이 경신(更新)할 때에 다시 일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여기서 목요의 비난은 당 나라의 내신(內臣) 융수(戎帥)가 정관(亭館)과 제택(第宅)을 짓고 꾸미는 일을 심하게 하였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나무의 요정(妖精)이라는 뜻으로 평한 말이다.
서양 만화 ‘피터팬’에 나오는 팅커벨 같은 등에 날개가 자라는 작은 아이를 ‘fairy‘라고 말한다. 작고 귀엽고, 촉촉할정도로 아름답다는 의미로 쓰였다. 한국에서도 체조 요정, 피겨 요정처럼 뭔가 예쁘고 아름답고 귀여운 것을 칭송할 때 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체조 요정’이라는 말은 1970년대부터 등장했다. 조선일보 1973년 8월5일자 ‘올가양(孃) 체조(體操)금지에 소(蘇) 체조연(聯)서도동조(同調)’ 기사는 ‘【모스크바=UPI동양(東洋)】뮌헨올림픽여자체조부문서 김(金) 셋을따낸 소련의 요정 올가 코르부트양(18)이 여자로서 너무 무리하고위험한 경기라고 금지를 시도하는 국제체조연맹(FIG)조처에 은퇴불사로맞서자 3일 소련체조연맹은 FIG에크게반발,공식항의,『체조선수는 모름지기 미(美)의 극치를 위해 노력할 권리가 당연히 부여된것』이라고 강조,『체조발전을 저해하는 이번조처에승복할수없다』고 단호히 반박했다’고 전했다.
세계체조에서 최고의 요정으로 각광을 받은 이는 코마네치였다. 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뜀틀 10점 만점을 기록하는 등 개인종합우승을 비롯해 금메달 3개를 기록했다. 코마네치가 1970년대와 1980년대 중반까지 맹위를 떨칠 때 ‘체조 요정’이라는 말은 그만을 위한 대명사였다. .이후 기계체조 뿐 아니라 리듬체조 등에서 미모와 실력을 갖춘 유망주들을 ‘요정’으로 칭송했다. 이 말은 피겨 스케이팅, 수중 발레 등으로 널리 쓰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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