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생 박찬형의 프로야구 도전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배재고 졸업 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는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포기라는 단어는 그의 사전에 없었다. 군 제대 후 독립야구단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연천 미라클과 화성 코리요를 거치며 야구 꿈을 이어나갔고, 야구 예능 프로그램 '불꽃 야구' 출연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간신히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지만, 1군 진입 시기는 미지수였다. 박찬형은 과거와 같은 자세로 묵묵히 훈련에 전념했고, 경기마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퓨처스리그 13경기에서 47타수 12안타(1홈런) 타율 0.255의 성과를 거뒀다. 주력 타자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기회의 문이 열렸다. 지난 18일 1군 등록이라는 꿈의 무대에 올랐다. 올해 육성 선수로 계약한 지 겨우 한 달여 만의 일이었다. 19일에는 프로 데뷔 첫 안타라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29일 롯데는 스윕 당할 위기에 처했다. 3경기 연속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도 KT에게 먼저 점수를 내줬다. 2회 박찬형이 KT 선발 쿠에바스의 145km 강속구를 우측 외야로 깔끔하게 처리해 롯데의 첫 안타를 만들어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롯데 공격진이 살아나는 신호탄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김동혁의 2타점 적시타가 폭발했다. 팽팽한 승부에서 롯데는 4회부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8회까지 꾸준히 득점을 추가하며 KT를 상대로 극적인 뒤집기 승리를 완성했다.
박찬형은 프로 입단 한 달, 1군 데뷔 약 10일의 신인이다. 그러나 성장 곡선은 가파르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박찬형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김 감독뿐 아니다. 최근 일주일간의 활약상으로 박찬형은 다른 구단들의 '마ーク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 프로 무대에 올랐고, 1군 출전 기회까지 얻었다. 경기에서도 점점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자신감이 넘칠 만하다. 그런데도 박찬형은 빠른 적응의 공로를 전적으로 선배들과 구단의 세심한 케어에 돌렸다.
KBO 공식 홈페이지에서 박찬형을 검색해도 아직 사진조차 등록되지 않았다. 여전히 낯선 존재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개선하려 노력한다.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타석에서는 당당함과 기지가 돋보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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