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프로(pro)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을 줄인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고백한다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동사형 ‘profitēri’의 과거분사 ‘professus’가 어원이다. 중세 영어 ‘profes’를 거쳐 현대 영어로 변환됐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전문화됨에 따라 전문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고백하고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이면서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근대 스포츠에서 프로페셔널이라는 말은 1800년대 후반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900년대 전반기까지 귀족과 상류층들이 주로 즐겼던 테니스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경기였다. 명예와 부를 거머쥔 이들은 취미 생활로 푸른 잔디에서 하는 테니스를 즐겼다. 테니스가 일찍이 ‘고급 스포츠’로 자리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상류층은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가 보장되는 유한계급으로 프로 뺨치는 실력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20세기 초 대중메체의 등장으로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되었고 스포츠는 전문 스포츠인, 즉 프로가 주도하는 세계가 되었다. 거금이 오가는 판에서 선수들은 더욱 필사적이었고 기량 역시 아마추어를 아득히 능가할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은 초창기에 아마추어적 가치를 매우 중시하였으나 1980년대 이후 아마추어 헌장을 올림픽에서 삭제했다. (본 코너 923회 ‘테니스에서 왜 ‘아마추어’라고 말할까‘ 참조)
64년만에 테니스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처음 참가한 프로선수들아 탁월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남녀 단식에서 체코의 밀로슬라프 메치르와 서독의 슈테피 그라프가 우승을 휩쓸었다. 특히 그라프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 여자 선수의 하나로 1988년 한 해동안 올림픽은 물론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넘어 '캘린더 골든 슬램'을 달성했다. 코트에 상관 없이 모든 대회에서 골고루 강했던 것이다. 첫 우승을 차지한 1987년부터 1996년까지 10년 동안 열린 그랜드슬램 대회의 절반 이상을 그라프가 차지했다. 가히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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