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19] 테니스에서 왜 ‘오픈’이라는 말을 쓸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3-01 07:28
올 1월 첫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조코비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 1월 첫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조코비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픈 대회 이름을 가장 많이 쓰는 종목은 골프이다. 골프서 웬만한 남녀 대회는 ‘오픈’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그 다음으로 오픈 대회를 많이 개최하는 종목은 테니스이다. 그랜드슬램인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윔블던을 빼고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 등 3개 대회에 오픈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본 코너 905회 ‘테니스에서 왜 ‘메이저 대회’라고 말할까‘, 906회 ’왜 ‘윔블던’이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영어 ‘open’은 고대 독일어 ‘upanaz’가 어원이다. 열린다는 의미인 이 말은 고대 서부 독일어 ‘opan’을 거쳐 고대 영어로 들어온 뒤 현대 용어로 변환됐다. 스포츠에서 오픈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1800년대부터로 추정된다. 골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1861년 창설된 ‘디 오픈(The Open)’‘부터 오픈을 대회 이름을 쓰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일제강점기시절부터 오픈이라는 말을 스포츠용어로 사용했다. 조선일보 1932년 3월5일자 ‘미국운동기자(米國運動記者)의 금년대경기투표(今年大競技投票)’ 기사는 ‘미국(米國)이쏘시에잇 테드·프레스사(社)에서 미국운동기자구십인(米國運動記者九十人)에게일구삼이연도미국(一九三二年度米國) 스포스계(界)의「매인·이번트』는 무엇이될가함에대(對)한 투표(投票)를구(求)한 결과(結果) 다음과 가튼 숫자(數字)로 올림픽대회(大會)가제일위(第一位)고 그다음에는 뗌시□슈메링권(拳)□선수권시합(選手權試合)이제이위(第二位)로 인기(人氣)가의연왕성(依然旺盛)히다 ▲올림픽오일표(五一票)▲뗌시대(對)슈메링권(拳)□선수권시합일오표(選手權試合一五票)▲월드·써리—스팔표(八票)▲켄터키·따비사표(四票)▲내슌앨·오픈·꼴포이표(二票)▲대학축구전이표(大學蹴球戰二票)▲노□담대학(大學) U·S·C축구전(蹴球戰)▲로스·파울축구(蹴球)□▲내슌앨·테니스선수권(選手權)▲내슌앨·아마츄어·프꼴·토나멘트▲슈메링대(對)샤키권투전(拳鬪戰)▲육해군대(陸海軍對)□축구전(蹴球戰)▲스탄레이배(盃)혹키·월드·씨리스▲아리파마대성(對聖)마리축구전(蹴球戰)(이상각일표(以上各一票))’이라고 전했다. 기사에서 ‘내슌앨·오픈·꼴포이표(二票)’라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이 말은 ‘내셔널 오픈 골프 2표’라는 뜻이다.

국제테니스연맹(ITF)는 1968년 4대 메이저대회에 아마추어 선수뿐 아니라 프로선수들에게 출전을 허용하면서 ‘오픈 시대(open era)’를 개막했다. 이에따라 그해 프랑스챔피언십은 프랑스오픈으로, US내서널챔피언십은 US오픈으로 대회 명칭이 바뀌었다. 다음해 호주챔피언십은 호주오픈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최고 전통의 윔블던은 프로선수 출전을 허용하지만 대회 이름은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오픈 시대 이전에 4대 메이저대회에는 아마추어 선수들만 출전했으며, 상금도 수여하지 않았다. 1926년부터 프로와 아마가 나뉘며 프로 대회가 본격적으로 출범했지만 4대 메이저대회에는 프로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했다. 1968년이후 오픈 시대가 개막되면서 세계 테니스는 남자투어 대회 ATP와 여자투어 대회 WTA가 성장하면서 인기종목으로 발돋음 할 수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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