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16] 테니스에서 왜 ‘토너먼트(Tournament)’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2-26 06:45
지난 1월 호주오픈 우승 확정 후 플레이어박스로 올라가 환호하는 조코비치[EPA=연합뉴스]
지난 1월 호주오픈 우승 확정 후 플레이어박스로 올라가 환호하는 조코비치[EPA=연합뉴스]
테니스에서 ‘토너먼트(Tournament)’는 일반적으로 ‘대회(大會)’라는 말로 번역해 사용한다. 테니스에서 가장 큰 토너먼트는 4대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US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이다.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칼렌다 그랜드슬램(Calendar Grand Slam’이라고 말한다. (본 코너 905회 ‘테니스에서 왜 ‘메이저 대회’라고 말할까‘ 참조)

4대 메이저 대회 말고 국제적인 토너먼트로는 축구 ’월드컵‘과 같은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페드컵, 프로 투어와 프로챔피언십도 토너먼트이다. (본 코너 915회 ’왜 테니스에서 ‘투어(tour)’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 어원 사전에 따르면 토너먼트라는 말은 중세 프랑스에서 ‘Tournoi’라고 부르던 기사 마상경기에서 유래했다. 두 편으로 나뉘어 서로 공격해 상대방을 말에서 떨어뜨려 낙마한 수가 적은 편이 이기는 경기였다. 맴돈 다는 의미인 라틴어 ‘Tornare’에 기원을 두고 있다. 토너먼트라는 경기방식이 제대로 자리잡게 된 것은 대략 12세기경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도 기록상 토너먼트 비슷한 기사들의 경기 자체는 있었던 모양이다. (본 코너 338회 ‘왜 토너먼트(Tournament)라고 말할까’ 참조) 영국에선 18세기들어 스포츠경기 대회 이름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럭비, 축구에 이어 테니스 등에서 대회 방식으로 운영됐다.

토너먼트를 번역한 말인 대회는 원래 순 한자어이다. ‘큰 대(大)’와 ‘모을 회(會)’가 결합한 대회의 사전적 뜻은 많은 사람의 모임이나 전체적인 모임 또는 대규모 법회 등이다. 규모의 크기를 강조할 때 접미사로 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대회라는 말을 검색해보면 194회나 나온다. 주로 궁정이나 절에서 큰 모임을 할 때 썼다. 조선시대 후기, 순종실록 때부터는 활동사진대회, 전국의생대회 등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이 모여 경쟁을 하는 행사에 대회라는 말을 사용했다. (본 코너 667회 ‘왜 ‘대회(大會)’라는 말을 쓰는 것일까‘ 참조)

우리나라에서 테니스대회라는 말은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3년 5월19일자 ‘예천정구대회(醴泉庭球大會)의성황(盛况)’기사는 ‘례쳔(예천(醴泉))운동게에 새력사에광채잇는 쳣머리를 장식할 전예천춘계정구대회(全醴泉春季庭球大會))는 지난십삼일 아츰부터 예천사설대창학원운동장(醴泉私設大昌學院運動場))에셔 예천청년회(醴泉靑年會))주최 본보예천지국(本報醴泉支局)후원하에서 뎨일 전을개시하게되엿는데’라고 전했다. 당시 테니스를 정구라고 불렀던 것을 알 수 있다. 정구와 함께 잔디 테니스라는 말인 '론 테니스(Lawn Tennis)'라는 말도 함께 사용했다. 해방이후에는 경식정구라는 말도 쓰다가 테니스라는 말로 통일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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