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22] ‘올림픽 테니스(Olympic tennis)’는 왜 ‘단절의 역사’를 가지게 된 것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3-04 06:10
64년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된 1988년 서울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슈테피 그라프(왼쪽)와 앤드 애거시 부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64년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된 1988년 서울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슈테피 그라프(왼쪽)와 앤드 애거시 부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대립하던 동서가 화합을 이룬 1988년 서울올림픽은 테니스 역사에서도 분수령을 이룬 하나의 사건이었다.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64년만에 테니스가 정식종목으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국제테니스연맹(ITF)가 1968년 4대 메이저대회에 아마추어 선수뿐 아니라 프로선수들에게 출전을 허용하면서 ‘오픈 시대(open era)’를 개막한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할만 했다. (본 코너 919회 ‘테니스에서 왜 ‘오픈’이라는 말을 쓸까‘ 참조) 그래서 ’올림픽 테니스(Olympic tennis)’라는 말은 테니스에서도 특별한 전문 용어가 됐다.

테니스는 프랑스 귀족들이 즐기던 ‘죄드폼(Jeu de Paume)’’이란 게임으로부터 유래했다. 프랑스어 ‘Jeu de Paume’은 영어로 ‘Game of Palm’이라는 뜻이다. 손바닥(Palm) 게임이라는 뜻이다. 공을 손바닥으로 쳐서 상대편에게 보내는 놀이로 일종의 핸드볼이었으며, 성직자들은 교회나 수도원 안뜰에서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테니스라는 말은 이 종목에서 공을 칠 때마다 받으라는 의미로 프랑스 고어 ‘트네(Tenetz, 현재 철자법으로는 Tenez)’라고 말을 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 말을 영국에서 차용해 ‘테니스(tennis)’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본 코너 901회 ‘왜 ‘테니스’라 말할까‘ 참조)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근대 테니스는 1896년 제1회 아테네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1911년 ITF가 창설되면서 프로,아마를 총괄하며 인기 종목으로 발돋음했다. 하지만 1924년 파리올림픽이후 선수 자격 및 기술상의 분쟁으로 인해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당시 국제올림픽(IOC)가 강력한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며 테니스의 프로화에 제동을 걸어 테니스가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되는 결정적인 이유였다는게 테니스 역사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본 코너 914회 ‘왜 ‘국제테니스연맹(ITF)’이라고 말할까‘ 참조)

테니스는 1968년 멕시코올림픽과 1984년 LA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며 정식종목을 향한 기지개를 켰다. 1980년대 들어 상업주의 물결이 거세게 일면서 테니스광인 사마란치 전 IOC위원장과 필립 샤트리에 ITF 전 회장은 테니스를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테니스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면서 세계 각국은 테니스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역사적인 1988년 서울올림픽 테니스 경기에선 남녀 단식 우승자는 체코 밀로슬라브 메시르, 서독 슈테피 그라피였다. 올림픽 테니스는 남녀 단복식 등 모두 4개 종목이다. 혼합복식은 메달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올림픽 본선 남녀 단식은 64강전으로, 복식은 32강전으로 치러진다. 단식의 경우 국가당 3명 이상을 초과할 수 없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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