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hampion’은 ‘검투사(gladiator)’나 ‘전사(fighter)’을 뜻하는 ‘Campionem’이 어원이다. 대부분의 스포츠종목에서 최고의 선수나 팀을 뽑는 권위있는 대회에는 ‘Championships‘이라는 명칭을 붙인다. 이 말은 19세기초 영국에서 근대 스포츠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때, 우승자를 뜻하는 ’Champion’을 뽑는 단어로 처음 사용됐다. ‘Champion’과 접미사 ‘-ship’을 합쳐 만든 것이다. ‘Champion’은 13세기 프랑스어에서 쓰던 말이었다. 어원은 군인들이 군사훈련을 하는 들판을 가리키는 ‘Campus’에서 유래됐다. 현재도 프랑스어로 ‘Champ’는 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번화가인 샹젤리제는 프랑스어로 ‘Champs Elysees’라고 표기한다. 극락의 장소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선수권대회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사용했다. 원래는 일반적으로 ‘야구대회’, ‘축구대회’와 같이 종목과 대회를 합쳐 쓰다가 대회 앞에 ‘선수권’이라는 말을 붙여 ‘야구선수권대회’, ‘축구선수권대회’ 등으로 썼다. 조선일보 1923년 10월29일자 ‘철각 장군 양정생(鐵脚將軍養正生) 선수권경기대회(選手權競技大會)에셔 우승(優勝) 젼죠션의 션수가 다 모민 마당에서 넓은 훈련원 열두박휘 도는 경기에’라는 기사 제목에서 보듯이 이미 선수권경기대회라는 말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양정고보 학생이 훈련원에서 12바퀴 도는 육상 경기에서 전 조선을 대표해 우승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선수권대회라는 말은 해방 이후에도 일반 명사처럼 대부분의 대회에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도 원래 대회 명칭에 챔피언십을 붙였다. 윔블던을 ‘The Championships’이라고 불렀듯이 국가명 뒤에 챔피언십을 더해 프랑스챔피언십, US내셔널챔피언십, 호주챔피언십이라고 불렀다. 국제테니스연맹이 1968년 아마추어로 제한했던 4대 메이저대회에 프로 출전을 허용하면서 ‘오픈(open) 시대(era)’가 열리면서 대회 명칭에 ‘챔피언십’ 대신 ‘오픈’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됐던 것이다. (본 코너 919회 ‘테니스에서 왜 ‘오픈’이라는 말을 쓸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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