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은 원래 기록경기였다. 화살로 표적지에 쏜 점수를 합산해 승자를 가렸다. 하지만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기록경기에다 대결경기방식을 섞어 묘미를 새롭게 살렸다. 세계양궁연맹은 2010년 4월부터 세트제를 도입,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적용했다. 세트제는 엔드제와 같은 의미로 3발이 1세트로 구성되는데, 세트에서 이기면 2점, 동점은 1점이 주어져 총 6점을 먼저 따내면 이기는 방식이다. (본 코너 1191회 ‘양궁에서 왜 ‘엔드’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원래 ‘set’라는 말은 종교 공동체를 뜻하는 중세 라틴어 ‘Secta’에서 유래됐다. 고대 프랑스어로 순서를 뜻하는 ‘Secte’를 거쳐 영어로 유입됐다. 테니스 게임 등에서 한데 모으는 의미로 1570년대부터 세트라는 말을 썼다. 미국 야구에선 초창기부터 세트라는 말을 투수들의 큰 움직임이 없는 동작을 의미하는 뜻으로 썼다. 세트 포지션(Position)은 주자가 베이스에 있을 때, 투수가 투수판 위에서 주자를 견제하고 타자에게도 투구를 할 수 있는 자세를 뜻한다. 1895년 출발한 배구에서 세트라는 말은 테니스 등에서 썼던 말을 이어 받아 초창기 때부터 사용했다.(본 코너 483회 ‘배구에선 왜 게임(Game)이 아닌 세트(Set)라고 말할까’, 934회 ‘테니스에서 왜 ‘세트(set)’라고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세트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6년 3월18일자 ‘데비스컵쟁탈전(爭奪戰) 이십사국참가(二十四國參加)’ 기사는 ‘금년도(今年度)『데비스컵셋트』에는이십사국(二十四國)이참가(參加)할터이나호주중국포와(濠州中國布哇)는참가(參加)하지안엇더리(유육전(紐育電)’며 미국 뉴욕발로 데이비스컵 대회에 ‘세트’라는 말을 붙여 전했다.
세계양궁연맹 경기규칙에 따르면 각 세트에서 선수는 최대 30 점(3발의 화살)을 득점할 수 있다. 세트에서 최고득점을 획득하는 선수는 2 점의 세트포인트를 획득하고, 동점인 경우에는 양 선수가 1점의 세트 포인트를 획득한다. 선수가 5 세트 매치에서 가능한 세트 포인트 6 점을 획득하게 되면(10점 중 6점) 해당 선수는 승자가 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올림픽 단체 또는 혼성 단체 엘리미네이션 또는 결승 라운드에서 동시 발사하는 경우, 각 팀의 화살 득점가는 팀에서 한 선수가 공표한다. 상대 선수는 각 화살의 득점가를 확인하고, 의견이 불일치할 경우에는 임명된 심판에게 알려 최종 결정을내리도록 한다. 각 세트에서 팀은 최대 60 점을 득점할 수 있고, 혼성팀은 최대 40점(선수 당 2발)을 득점할 수 있다. 세트에서 최고 득점을 획득하는 팀은 2점의 세트 포인트를 획득하고, 동점인 경우에는 양 팀이 1 점의 세트 포인트를 획득한다. 팀이 4 세트 매치에서 가능한 세트포인트 5점(8점 중 5점)을 획득하게 되면 해당 팀은 승자가 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