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슬링 등 격투기 선수들이 ‘짝귀’가 많은 것은 상처 등을 입거나 눌려서 좌우가 같은 모양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귀는 외부로 드러난 신체부위 가운데 아주 부드러운 것 중의 하나이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변형이 일어나기가 쉽다. 격투기 선수들은 오랫동안 훈련을 하거나 실전 경기를 하면서 약한 부분인 귀가 손상 당하는 경우가 많다. ‘짝귀’는 격투기 종목의 특성을 보여주며, 선수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역사’를 드러내기도 한 것이다. 레슬링 선수들의 경우 매트 위에서 오랜 시간 몸을 뒹굴고 눌리면서 귀가 변형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짝귀’를 검색하면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짝귀’라는 말을 사용했다. 동아일보 1924년 7월4일자 ‘忙中閑(망중한)’ 기사에 ‘~짝귀가 떨어질 지경’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1970년대 신문에는 보기 흉한 ‘짝귀’를 가진 남자는 군징집을 면제하기도 했다고 보도됐다.
우리나라 스포츠계에선 ‘짝귀’라는 별명을 가진 선수들이 여러 명 있었다. 1976년 대통령기 야구대회에서 ‘스마일 투수’ 김용남과 함께 군산상고를 우승으로 이끈 포수 조종규는 한쪽 귀가 유난히 커 ‘짝귀’라는 별명을 가졌다. 격투기 종목은 아니지만 몸싸움이 심한 럭비선수 출신에도 ‘짝귀’ 별명을 가진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만화 ‘타짜’에서도 ‘짝귀’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전라도의 ‘아귀’와 함께 1960년대 전후 산 시대를 풍미했더고 하는 전설적인 경상도 타짜가 ‘짝귀’이다. 영화에선 주진모가, 드라마에선 조상구가 ‘타짜’에서 ‘짝귀’ 역할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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