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74] 레슬링서는 왜 ‘패시비티 존’을 운영하는 것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11-25 06:14
레슬링 경기장 모습. 파란색 원 둘레에 주황색의 '패시비티존'이 그려져 있다.
레슬링 경기장 모습. 파란색 원 둘레에 주황색의 '패시비티존'이 그려져 있다.
레슬링 경기장은 가로 세로 사방 12m의 판 위에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를 비닐제인 캔버스로 덮게 돼 있다. 그 중앙에 지름 9m의 원을 그려 선수들은 그 안에서 경기를 펼친다. 또 원 둘레의 안쪽으로 1m 너비의 주황색으로 칠해진 ‘패시비티존(Passivity zone)’을 둔다. 이 구역은 선수들의 소극적인 플레이를 막기 위해 설정됐다. 선수는 1m 지역 안에 들어가면 심판으로부터 주의를 받는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Passivity zone’은 수동이라는 의미를 가진 명사 ‘Passivity’와 지역을 의미하는 ‘zone’가 합성된 단어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수동지역이다. ‘Passivity’는 형용사 ‘Passive’의 명사형이다. Passive’는 라틴어 ‘Passivus’가 어원이며, 15세기부터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였다. 또 ‘zone’도 라틴어 ‘zona’에서 유래했으며,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넘어왔다.
‘패시비티 존’을 주황색으로 한 것은 위험을 경고하기 위함이다. 주황색은 다른 색에 비해 눈에 짤 띄는 특성이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경고나 위험을 알릴 때 많이 쓰인다. 심판이 경고를 줄 때 옐로카드를 주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한때 빨간색을 사용해 ‘레드 존’이라고도 불리는 ‘피비비티 존’은 선수들이 중앙으로부터 이 지역으로 들어가게 되면 심판원은 존이라고 외친다. 이때 선수들이 즉시 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계속 머무르면 주의를 받게 된다.

맨 몸을 사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레슬링은 공격과 방어를 하면서 선수들이 몸을 사리며 소극적인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앙 원안에서 경기를 하다 서로 밀어 내는 경우가 있는데, 패시티비존은 이런 소강전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레슬링에서 선수가 공격을 하지 않은 채 도망다닐 경우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는다. 3차례 받는 선수는 실격당한다. 한두차례 경고를 받은 선수는 페테르, 또는 스탠드의 벌칙을 받는다. (본 코너 1262회 '레슬링에서 왜 ‘파테르((Parterre)’라고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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