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투기 종목에서 쓰는 ‘미들급(Middleweight)’는 ‘중간(Middle)’과 ‘무게(weight)’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말이니 중간급으로 말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미들급이라는 의미는 레슬링, 복싱 등에서 중간이 아닌 중량이 나가는 체급에 속한다. 현재 9개 체급으로 나뉜 레슬링에선 웰터급과 헤비급 사이에 끼여 있고, 18개 체급으로 분류한 세계복싱협의회(WBC) 기준으론 라이트 헤비급 밑에 속해 있다.
원래 ‘Middleweight’는 복싱에서 먼저 사용했으며, 레슬링, 유도, 태권도, 역도 등에서 이 말을 빌려다 썼다. 격투기 종목에서 체급을 가장 먼저 나눈 복싱은 원래 초창기에는 두 가지 체급 밖에 없었다. 160파운드(72kg) 이상 체급을 헤비급(Heavyweight), 160파운드 이하를 ‘라이트급(Lightweight)’으로 불렀다. 복싱 경기가 진화하면서 두 체급 사이에 160파운드에 해당하는 중간선이라는 의미로 미들급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초기 복싱 역사는 정확하지 않지만 ‘Middleweight’라는 말은 1840년대부터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1865년 영국 런던에서 ‘퀸즈베리 후작 규칙( Marquess of Queensberry Rules)’이 제정되면서 복싱은 8개체급으로 나눠서 경기를 갖기 시작했다. 이 때 ‘Middleweight’는 중간보다 좀 무거운 체급에 속하는 말로 쓰였다. (본 코너 1238회 '유도는 왜 ‘무체급 경기’에서 ‘체급 경기’가 됐나', 1267회 '레슬링은 원래 ‘무체급’ 경기였다' 참조)
레슬링에서 미들급은 예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는 82kg급 이하, 주니어는 75kg급 이하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는 미들급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몸무게별로 나눈다. 우리나라 레슬링 선수로 미들급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이는 한명우 한 명 뿐이다. 한명우는 1988년 서울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미들급(82kg급) 결승에서 '붕대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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