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올해 국내 골프계는 ‘큰 별’ 하나를 잃었다. 지난달 향년 92세로 작고한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다. 이 명예회장은 대한골프협회(KGA) 회장 재임 기간뿐 아니라 평생을 한국골프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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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85년 대한골프협회(KGA) 회장을 맡아 1996년까지 11년간 한국골프의 성장 과도기에 큰 힘을 실어주신 분이다. 이 명예회장은 KGA 회장 취임 후 한국골프 100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그 첫 번째가 국가대표 훈련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등 주니어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었다. 코오롱이 1985년부터 지금까지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의 의류 및 용품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 명예회장의 골프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아널드 파머나 잭 니클라우스를 한국에 초청해 국가대표 및 주니어 선수들에게 레슨을 하게 하는 등 선수 육성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가졌다.
이 명예그룹 회장은 국내 골프 산업의 발전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이 명예회장이 하루는 어느 골프대회에 갔는데 일제 양말과 장갑을 기념품으로 받았다. 이 명예 회장은 “뭐 대단한 것도 아닌데 이런 것까지 일제를 쓰다니…”하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고인은 적자를 볼 각오를 하면서 국산 골프용품 제작에 나섰다. 그렇게 탄생한 게 엘로드다.

이 명예회장의 골프사랑은 프로골프대회로도 이어졌다. 코오롱은 1990년 한국오픈 선수권대회 주최를 맡으면서 한국오픈을 세계적인 대회로 키워내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특히 국내 선수나 갤러리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매년 스타플레이어를 초청했다. 비제이 싱, 어니 엘스, 존 댈리, 세르히오 가르시아, 로리 매킬로이, 이시카와 료, 리키 파울러 등 당대의 스타들이 한국을 찾았다.
“죽을 때까지 한국오픈을 후원하겠다”고 한 이 명예회장은 건강이 허락한 재작년까지 대회장을 찾아 시구를 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올해에도 이 명예회장은 A4용지 5장짜리 보고서를 읽은 후 직접 사인을 했다. 그게 고인의 마지막 업무였다고 한다.

이 명예회장이 고인이 되면서 최광수와의 사연도 새삼 화제가 됐다. 1989년부터 코오롱의 후원을 받았던 최광수는 이 명예회장께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면 회장님을 업고 18번홀 그린을 돌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광수는 우승을 못한 채 2003년 코오롱과 결별한다. 그 뒤 2005년 한국오픈을 제패한 최광수는 우승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17년 만에 이 명예회장님과 한 약속을 드디어 오늘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사연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이 명예회장을 등에 업고 시상직장인 18번홀의 그린 위를 돌았다.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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