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4할대 타율에 오르락내리락 한 강백호, 그의 시즌 마지막 기록은?⑤2021시즌 KBO 리그 전반기 되돌아 보면

정태화 기자| 승인 2021-07-23 08:54
강백호의 안타 세러머니
강백호의 안타 세러머니
3할 타자라면 특급 타자 반열에 들어가는 야구에서 '타율 4할'은 말 그대로 '꿈의 타율'이자 '상상 속의 숫자'나 다름없다.

메이저리그(MLB)에서는 1941년 테드 윌리엄스(전 보스턴)가 0.406을 기록한 이후 80년이 지나도록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1936년에 출범한 일본프로야구(NPB)도 전인미답의 고지로 남아 있다.
1982년에 시작한 KBO 리그에서는 출범 첫해 백인천(전 MBC 청룡) 감독겸 선수가 유일하게 4할 타율(0.412)를 기록했다. 당시는 6개 구단이 16차전씩 모두 80게임을 치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10개 구단이 144게임을 벌인다. 그만큼 더 힘들고 어려워졌다.

정상적으로 한 게임에 타자들이 4~5타석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2게임에서 4안타 이상을 날려야 타율 4할을 유지할 수 있다. 3타수 1안타면 타율이 떨어진다. 5타수 2안타 이상이어야 한다. 매 게임 멀티히트 이상을 기록해야한 가능한 숫자가 바로 4할 타율이다.

이처럼 어려운 기록에 프로 4년차인 강백호(kt)가 40년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백호는 전반기 75게임에서 271타수 107안타로 4할 타율에서 5리가 모자란 타율 0.395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게임이 된 7월 11일 KIA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4할대 타율이 무너졌다. 즉 74게임에서 4할대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이 동안 줄곧 4할대 타율을 지킨 것은 아니었다. 3할 9푼대와 4할대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시즌 초반은 워낙 편차가 큰 탓에 차치하고라도 20게임이 넘어선 4월말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최고 타율은 0.420(5월 5일, 6월 4일)이고 최저 타율은 0.394(5월 14일)이었다. 또 5월27일 SSG전부터 6월 9일 SSG전까지 11게임 동안 4할 타율을 유지했다.

KBO 리그의 대표적인 파워히터인 강백호는 전반기 75게임 가운데 32게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KBO 리그의 대표적인 파워히터인 강백호는 전반기 75게임 가운데 32게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전반기 전체를 보면 총 75게임 가운데 64게임에서 1안타 이상을 날렸으며 2안타가 20게임, 3안타가 12게임으로 멀티안타를 날린 경기가 32게임이나 된다. 11경기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지금까지 백인천 감독 이후 4할에 가장 근접한 타자는 이종범(전 해태, 현 LG 코치)이었다. 이종범은 연간 124게임을 치른 1994년 104게임째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으나 결국은 4할에 7리가 모자란 0.393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 다음이 2012년 김태균(전 한화)이 89게임, 2014년 이재원(SSG)이 75게임에서 4할타율을 유지했었다.

이것을 기준으로 하면 강백호는 현재까지 KBO 리그 통산 5번째 오랜 경기 동안 4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된다.

강백호의 올시즌 4할 타율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은 왼손타자이면서 정확한 컨택 능력과 발도 빠르다. 볼넷이 55개인데 견주어 삼진은 45개밖에 되지 않는다. 정확한 컨택으로 득점권 타율도 0.392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무려 1.071에 이른다.

파워스윙을 하면서도 원하는 공이 아니면 건드리지 않는 점도 강백호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리를 높게 올렸다가 내리면서 강하게 치는 스타일로 타자 몸쪽이나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강한 면모를 보인다.

여기에 타구방향이 우익수쪽으로 많이 가는 점을 고려해 상대 수비가 적극적인 시프트를 가동하면 3루쪽으로 재치있는 번트로 안타를 만들기도 한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에 합류한 강백호가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에 합류한 강백호가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와 반대로 부정적인 면도 있다.

전 게임 출장한 탓인지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타격 페이스가 주춤해졌다. 4월 23게임 타율 0.407(91타수 37안타)를 기록한 뒤 5월 22게임에서 0.418(79타수 33안타)로 정점을 찍은 뒤 6월 23게임 0.377(77타수 29안타), 7월 7게임 0.333(24타수 8안타)에 그쳤다.

사실 3할대 이상을 꾸준하게 치는 타자에게 타격 페이스가 주춤해졌다는 표현은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강백호에게는 이 말이 오히려 더 적합하게 들린는 것은 그의 타격 재질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렇게 타격 페이스가 주춤해 진데는 상대투수들의 적극적인 견제로 최근들어 볼넷이 많아진 탓으로도 보인다. 4월에 12개였던 볼넷이 5월에는 18개, 6월에는 20개로 점점 늘어났다. 7월엔 7게임에 5개다. 모두 55개로 최다 볼넷 4위에 올라 있다.

KBO 리그는 한달간의 휴식을 맞았지만 강백호에게는 쉴 틈이 없다. 코앞에 닥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대표팀에서 그리고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얼만큼 타격 페이스를 끌어 올리느냐가 후반기 강백호에게는 4할 타율 도전이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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