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서브가 변형이 심한 것은 2.5g의 공이 셀룰로이드 재질로 이뤄졌고, 라켓을 쥐고 치는 플레이어들의 스타일 때문이다. 셀룰로이드 공은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당초 탁구 공은 셀룰로이드 공이 아닌 나무에 실을 감거나 코르크나 샌드페이터, 고무공 또는 거미줄 같은 피륙으로 짠 것을 사용했다. 현재와 같은 셀룰로이드 공은 1898년 영국의 크로스컨트리주자였던 제임스 깁이 미국에 있을 때, 어린이 장난감을 보고 고안했다. 이 공을 판자에 송아지 갖구을 펴서 붙인 라켓으로 칠 때 ‘핑퐁’이라는 소리가 나서 탁구를 ‘핑퐁(Ping Pong)’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본 코너 1020회 ‘‘핑퐁(Ping Pong)’은 중국어일까?‘ 참조)
셀룰로이드는 영어 ‘Celluloid’를 우리 말로 표기한 것이다.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Celluloid’‘는 세포를 뜻하는 ’cell’에서 유래된 ’cellulose’와 그리스어 접두사 ‘-oid’의 합성어이다. 셀룰로이드는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이 합쳐진 ‘하이브리드(hybrid)’로 미국 발명가 존 헨리 하이야트(1837~1900)이 발명했다. 그는 당구공의 재료로 사용되던 비싼 코끼리 상아를 대신하기 위해 셀룰로이드를 만들었다. 섬유소인 셀룰로오스에 질산과 황산을 첨가해서 만든 니트로셀룰로오스를 이용하여 불에 타는 성질을 가진 물질을 만든 것이다. 셀룰로이드는 최초의 플라스틱으로 플라스틱 산업의 기초가 됐다.
대표작 ‘야훼의 밤’ 등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소설가 조성기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단체전에서 한국이 중국을 꺾고 감격적인 금메달을 획득하자, 동아일보 1986년 9월26일자 ‘자랑스러운 두 별들이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5g밖에 되지않는 그 하얗고 작은 셀룰로이드 공 하나가 그것의 몇배나 되는 사람의 심장을 이토록 뛰게 만들다니, 숨을 죽인 순간에는 사실 탁구공이 지구만큼이나 크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 조그만 것이 미국과 중공의 관계를 바꾸고 세계 역사를 바꾸었다는 소문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위력을 이렇게 가까이서 실감할 줄이야’라고 전했다. 현정화-양영자 두 탁구 스타의 금메달 쾌거를 탁구공과 연관시켜 감성적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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