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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축구일 뿐일까' 아르헨티나-잉글랜드 준결승, 200년 역사가 걸린 90분

2026-07-13 10:19:52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 사진=연합뉴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 사진=연합뉴스
한 경기에 담긴 무게가 축구를 넘어섰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월드컵 준결승이 역사적 상징성을 안은 무대로 떠올랐다.

스칼로니 감독은 담담했다. 11일 스위스를 3-1로 꺾은 뒤 그는 잉글랜드전을 두고 그저 축구일 뿐이니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고 말한 것이다. 투헬 감독에게는 존경과 찬사를 표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이 경기는 단순한 승부가 아니다.

두 나라는 대결의 구도가 뚜렷하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2연패에 도전하고 잉글랜드는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메시에게도 남다르다. 그가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와 맞붙는 것은 처음이다.
배경에는 오랜 기억이 있다. 19세기 초 영국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두 차례 침공한 사건은 외세에 맞선 저항의 기억으로 남았고 1982년 말비나스 전쟁의 상흔도 국민 정서에 깊이 새겨져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컵을 든 아르헨티나 대표팀 / 사진=연합뉴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컵을 든 아르헨티나 대표팀 / 사진=연합뉴스

축구장에서의 충돌도 강렬했다. 1966년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 주장 라틴의 이른바 10분의 항의는 카드 제도가 자리 잡는 배경이 됐다. 1986년에는 마라도나가 신의 손과 세기의 골이라는 두 장면을 남기며 라이벌 구도를 역사로 만들었다.

응원가에도 그 기억이 담겨 있다. 말비나스의 희생자들과 하늘의 마라도나 그리고 메시를 향한 염원이 어우러진 것이다. 스칼로니 감독은 외교적 수사로 90분의 경기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이번 준결승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걸린 90분이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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