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842] 바둑에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을 말하는 이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7130649110074105e8e941087118222121234.jpg&nmt=19)
전화위복의 어원은 중국 고전인 ‘전국책’에서 비롯됐다. ‘화전위복(禍轉爲福) 복전위화(福轉爲禍)’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는 ‘재앙은 바뀌어 복이 되고, 복은 바뀌어 재앙이 된다’는 뜻이다. 이 구절은 세상일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현재의 불행을 절망할 필요도, 현재의 행복을 자만할 필요도 없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이 사상은 노자의 유명한 구절인 ‘화혜복지소의(禍兮福之所倚) 복혜화지소복( 福兮禍之所伏)‘과도 맥을 같이한다. ’화는 복이 기대어 있는 곳이며, 복은 화가 숨어 있는 곳이다‘라는 뜻이다. 화와 복은 서로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가 다른 하나로 바뀔 가능성을 늘 품고 있다는 것이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은 이미 조선시대에도 널리 사용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인터넷 조선왕조실록 기준으로 전화위복은 국역에서 16회, 원문에서는 56회 검색된다. 이는 이 표현이 단순한 문학적 수사가 아니라, 정치와 외교, 국가 운영은 물론 개인의 처신을 논하는 과정에서도 자주 인용될 만큼 널리 쓰인 말이었음을 보여 준다. 당시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를 바라는 뜻에서 '전화위복'을 사용했으며, 이러한 의미는 오늘날 바둑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승부의 철학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실제로 열세에 몰린 국면에서는 평범한 수보다 과감한 승부수가 필요하다. 상대가 방심하는 순간 예상하지 못한 맥점이 나타나고, 죽은 줄 알았던 돌이 살아나며, 버려질 것 같던 돌이 오히려 상대를 공격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이 순간이 전화위복이다. 재앙처럼 보였던 상황이 오히려 승리의 출발점으로 바뀌는 것이다.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실수 자체보다 실수 이후의 마음가짐이다. 한 번 손해를 보면 그 장면에 집착해 다음 수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하지만 바둑은 이미 둔 돌을 되돌릴 수 없는 게임이다. 중요한 것은 지나간 한 수가 아니라 앞으로 둘 한 수다. 그래서 경험 많은 지도자들은 "실수했으면 빨리 잊고 현재의 최선을 찾아라"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바둑판 밖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인생 역시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실패와 좌절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더 깊이 배우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면 실패는 더 이상 실패로만 남지 않는다. 바둑에서처럼 위기는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바둑에서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이유는 단순히 역전승을 의미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 번의 위기를 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사고방식이 바둑의 정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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