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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외면이 만든 고양 원더스 해체

고정관념이 만들어 낸 2군 리그 정식 참가 불허가 원더스 해체 '직격탄'

2014-09-11 22:29:12

▲프로입문과함께격려금을받고기뻐하는원더스선수들.이제이모습을내년부터볼수없게됐다.사진│고양원더스
▲프로입문과함께격려금을받고기뻐하는원더스선수들.이제이모습을내년부터볼수없게됐다.사진│고양원더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3년 전, 뉴욕 맨해튼의 파란 하늘을 뒤덮는 검은 연기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멀리서 지켜본 이들의 눈에는 맨해튼 중심가에 단순 화재가 났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곧이어 뉴스에서는 ‘92명의 승객을 태우고 미국 보스턴에서 LA로 향하던 항공기가 항로를 이탈해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충돌했다.’라는 소식을 들려줬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회자되는 ‘9/11 테러’는 그렇게 수많은 사상자를 낸 채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로 여러 사람 마음속에 아로새겨져 있다.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사고가 일어났던 날’로 기억된 세이다.

그렇게 먼 미국땅에서 대참사가 일어난 지 13년이 지난 현재, 그때에 비하면 별것 아닐 수 있으나 한반도 야구팬들과 야구계 종사자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소식이 전달됐다.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리그 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해체 소식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동안 ‘야구 사관학교’의 입지를 굳혀가며, 프로와 아마야구 사이에서 ‘선 순환 구조’ 역할을 했던 고양 원더스의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야구팬들 입장에서 9월 11일은 ‘가장 기억하기 싫은 날’로 남게 된 셈이다.

구단주의 ‘순수한 야구사랑’을 끝내 외면한 야구계, ‘유구무언’
사실 고양 원더스의 출발은 허민 구단주의 ‘순수한 야구사랑’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그는 ‘최초의 독립리그 야구단 창단’을 누구보다 기뻐했고,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한 해 운영 자금 30억은 모두 허 구단주의 자산에서부터 비롯됐다. 그나마 원더스 홈페이지를 통하여 운영되는 쇼핑몰(야구 용품 및 유니폼 판매 등)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또한, ‘누구라도 프로에서 필요로 하면, 조건 없이 보내주겠다.’라는 파격적인 선언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허 구단주의 야구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원더스 선수들이 팀을 떠나 새 둥지로 적을 옮길 때마다 격려금을 선사하며 그 동안 팀에 공헌한 데에 따른 예우를 확실하게 해 줬다.

‘프로 선수를 한 명이라도 배출하면 좋겠다.’라고 시작했던 고양 원더스는 현재까지 무려 선수 22명의 프로 입단을 도왔다. ‘원더스의 해체는 선수들 전원이 프로 입단에 성공하는 날’이라는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가 결코 허튼소리가 아니라는 것도 그간의 행보에서 잘 드러났다. 그러나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를 비롯한 기존 프로구단들은 이러한 구단주의 진심과 고양 원더스의 존재 가치를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해체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알려진 ‘프로 2군 리그 정식 가입 불가’도 사실 KBO 입장에서 보면 ‘타당성 있는 변명’으로 들릴 수 있다. 교류전 경기를 확대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양 원더스에 대한 예우를 다 해 줬다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 2군 리그는 ‘프로’의 성격을 지닌 구단만이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기존 구단들의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상무/경찰 야구단의 퓨쳐스리그 참가와는 또 다른 케이스라는 점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KBO가 크게 간과한 부분도 바로 이 ‘변명’의 분석을 통하여 유추해 볼 수 있다.

KBO는 선수 선발 및 신인지명 회의 참가 등 2군 리그의 정식 참가가 이루어졌을 경우를 대비한 ‘돌발 상황’이 많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부분은 상무/경찰 야구단의 운영을 벤치마킹하여 규정을 손보면 될 일이었다. 즉, 1) 고양 원더스에게 KBO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되, 2) 독립리그 구단의 자격을 갖춘 구단은 신인지명 회의에는 참가하지 않으며, 3) 선수 선발은 기존의 방법(트라이아웃, 혹은 추천 입단)을 통하여 진행하는 선에서 4) 퓨쳐스리그 경기 참가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발표하여 이사회 표결에 부쳤으면 그만이었다. 이 정도 작업만 해 주었다면, 흔히 사회에서 표현하는 ‘상생’이 야구판 전체에 피어 올랐을 수 있다. ‘즐겁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KBO는 분명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2군 리그의 정식 배정을 불허하면서도 ‘해외 유턴파 선수들의 교류전 참가’를 제한한 부분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였다. 교류전 경기 결과가 2군 리그에 정식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양 원더스가 어떠한 선수를 내건 간에 사실 KBO는 별다른 간섭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고양 원더스를 정식 2군 리그에 배정한 이후에 그러한 간섭이 이루어졌다면 또 모를 일이었다.
기존 프로구단 역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양 원더스에 대한 ‘가시적인 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을 데려가는 데에만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고양 원더스가 외로이 ‘2군 리그 정식 참가’를 외치고 있을 때 나머지 구단들은 어디에 있었는가를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독립리그 출범이라는 목표는 깨어졌고, 선수들을 비롯한 고양 원더스 스태프들은 이제 제 갈 길을 걸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사태가 ‘야구 흥행’에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프로야구단은 증가했지만, 프로 입단의 희망을 잃은 선수들이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다시 온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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