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삼성은 SK에 5회초까지 1-6으로 밀리다 5회말 2점을 내며 추격하던 분위기였다. 1사 만루에서 최형우의 큼직한 타구가 워닝 트랙 부근에서 잡혔다. 정상적이라면 3루 주자의 태그업으로 1점을 더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1루 주자 박석민이 2루를 돌아 3루 쪽으로 맹렬히 달려갔고, 귀루하던 2루 주자 박한이를 앞지른 것. 후위 주자의 선행 주자 추월로 자동 아웃이었다. 더욱이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기 이전 일이라 3아웃이 돼 득점도 무산됐다. 결국 삼성은 추격에 찬물이 끼얹어지며 3-7로 졌다.

류 감독은 사실 29일 경기 전 일부 해설위원들이 선수들의 본헤드 플레이에 너무 거센 비난을 퍼붓는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 그 상황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조금은 헤아려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류 감독에게도 박석민의 주루사는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석민은 31일 경기에서 멋지게 만회를 해냈다. 특히 환상적인 호수비로 팀의 위기를 막아냈다.
삼성이 8-6으로 불안하게 앞선 8회 1사 케이티 공격. 윤도경은 풀카운트 끝에 날카로운 좌선상 타구를 날렸다. 3루 베이스를 지나 파울 라인 바깥으로 흐르던 까다로운 타구였다. 만약 빠지면 2루타는 기본이 될 만했다.

그런 위기를 박석민이 막아낸 것이다. 자신도 대견했는지 아웃이 되자 박석민은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박석민은 5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타석에서도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박석민이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었다.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벌충하는 선수였다.
케이티전에 앞서 류 감독은 "예전 선동렬 선배에게 들으니 주니치 시절 호시노 감독에게 선수가 방으로 불려가면 2가지였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하나는 잘했다고 주는 상금이고, 다른 하나는 못해서 받는 구타였다"는 것이다.
만약 류 감독이 호시노 감독처럼 할 수 있다면 이날만큼은 박석민에게는 상금을 줘야 할 것이다. 물론 요즘 같은 때 선수를 때리면 큰일이 나지만 말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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