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장성훈 특파원] 1985년 10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어주 오클랜드시 오클랜드-알라미다 카운티 콜리세움에서 미국프로농구(NBA) 1985~1986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시카고 불스의 경기가 열렸다.

2쿼터 중반 불스의 마이클 조던이 리바운드를 한 뒤 착지를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 왼쪽 발뼈가 부러졌다. 최소한 6주 결장이 불가피했다.

NBA 입문 2년차였지만 조던의 팀내 위상은 절대적이었다. 조던 없는 불스의 여정은 험난했다.
그러나 불스는 시즌 막판 스퍼트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상대는 당시 최강 보스턴 셀틱스였다.

조던은 이기고 싶었다.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 사실상 시즌 대부분을 결장한 조던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부상 당한 선수답지 않게 조던은 펄펄 날았다. 2차전에서는 혼자서 63점을 넣는 괴력을 보였다.

불스는 그러나 조던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셀틱스에 스윕패를 당해 탈락했다.
조던은 당시 자신의 농구 인생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오늘날 ‘역대 최고 선수(GOAT)’라는 칭호를 듣고 있다.

농구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그는 은퇴 후 “나는 경쟁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쟁은 그의 모토였다.

케빈 튜란트(브루클린 네츠)는 2019년 6월 11일 워리어스 소속으로 토론토 랩터스와 NBA 파이널 5차전에 뛰던 중 2쿼터에서 아킬레스건을 잡고 쓰러졌다.

그것으로 듀란트는 더 이상 파이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듀란트는 2019~2020시즌을 통째로 날려야 했다.

그 와중에 듀란트는 워리어스를 떠나 네츠에 새 둥지를 텄다. 듀란트는 2020~2021시즌에 코트에 돌아오겠다고 공언했다.

듀란트가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지 약 1년이 지났다. 듀란트는 그동안 재활을 통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네츠 동료들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NBA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듀란트의 몸 상태는 양호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NBA가 8월1일 재개된다. 30개 중 22개 팀이 올랜도 월트디즈니 스포츠콤플렉스에 모여 팀당 잔여 정규리그 8경기를 치른 후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동부콘퍼런스 7위인 네츠도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팬들의 관심은 듀란트의 복귀 여부에 쏠렸다.

그러나 듀란트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아직 코트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초 공언대로 자신을 위해서 이번 시즌은 건너뛰고 2020~2021시즌에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러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듀란트의 불참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ESPN의 스킵 베이리스는 “최고 선수인 듀란트에 실망했다다”며 “조던을 포함한 모든 위대한 선수들은 경기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에 부상에서 회복한 후 일찍 복귀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듀란트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지 모르겠다. 그가 반은 은퇴한 느낌이다. 8월 1일까지면 충분한 시간이 아닌가. 출전하라”라고 외쳤다.

라디오닷컴의 스티브 리흐텐스타인도 “듀란트는 왜 팀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단 해보는 건 어떤가? 올랜도에 가서 팀원들과 함께 훈련한 다음 출전 여부를 결정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듀란트의 결정을 지지하는 측에서 즉각 반발했다.

ESPN의 재키 맥멀런은 “다친 선수가 팀원들과 같이 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듀란트가 매우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변호했다.

NBC스포츠닷컴의 드루 쉴러는 “아킬레스건 부상은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듀란트가 올랜도에 가지 않는 것은 100% 잘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어느 쪽의 주장이 더 타당한지는 알 수 없다. 부상과 농구 경기에 대한 선수들의 관점이 조던이 뛰었던 시대와 지금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