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rolling’은 구르다라는 동사 ‘roll’의 현재분사형이다. 원래 ‘roll’은 라틴어 ‘rotula’에서 유래했으며, 고대 프랑스어 ‘roller’을 거쳐 중세 영어 ‘rollen’에서 변환했다. ‘rolling’는 14세기경 현재분사형으로 굴리거나 돈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배구에서 롤링은 중요한 수비기술로 필요에 따라 몸을 굴리면서 볼을 걷어내는 것을 말한다. 배구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려면 롤링과 슬라이딩을 잘 해야한다. (본 코너 552회 ‘왜 다이빙(Diving)이라 말할까’ 참조) 슬라이딩은 미끄러지면서 수비를 하는 것을 말하며 롤링은 머리가 코트 바닥에 닿으면서 도는 것을 뜻한다. 당연히 슬라이딩보다 롤링이 훨씬 하기가 어렵다.
경기 중 롤링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공이 바로 앞에 떨어져 안정된 언더핸드자세로 받기 어려울 때 불안정한 동작으로 몸을 날려 공을 처리하면 몸이 한 바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또 옆으로 날아오는 공을 받아내기 위해 몸을 날리는 경우에도 롤링을 해야할 상황이 생긴다. 상대 서브나 공격이 어떤 방향으로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배구를 좀 더 잘 하기 위해선 롤링은 슬라이딩과 함께 기본적으로 필요한 수비기술이다.
배구를 처음 배울 때 돌면서 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당하는 수도 있다. 몸이 유연하지 않고 지레 겁을 먹고 몸이 위축되고 긴장하면 부상의 위험이 높다. 하지만 훈련을 많이 쌓으면 뒹구를 때 힘이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낙법이 이루어지며 능수능란하게 롤링을 할 수 있다.
롤링에 가장 능한 포지션은 아무래도 수비전문 리베로를 꼽을 수 있다. 공격수들에 비해 키가 작은 리베로는 후위에서 기본적으로 롤링과 슬라이딩을 불사하며 웬만한 공을 다 처리하는 것을 보게 된다. 리베로는 어렵게 받아낸 볼을 세터 입맞에 맞게 패스해 공격 성공률을 높이게 한다.
비록 수비에서 기본적인 기술이지만 롤링은 선수들이 잘 하기만 하면 승패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몸을 잘 굴리는 선수가 많을수록 승리의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올 수 밖에 없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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