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원래 프랑스 귀족들이 즐기던 ‘죄드폼(Jeu de Paume)’이라는 공놀이에서 유래됐다. 이 공놀이가 영국으로 전해지면서 테니스가 만들어졌다. (본 코너 901회 ‘왜 ‘테니스’라 말할까‘ 참조) 테니스는 왕족이나 귀족들이 즐겨 신사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테니스 경기 특성상 몸을 격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땀을 흘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땀을 흘려 옷이 얼룩달록해지는 것은 고고한 예절을 추구하는 귀족들의 품위에 잘 맞지 않았다. 땀 얼룩이 잘 드러나지 않는 색깔인 흰색을 옷색깔로 정하게 된 이유이다.
2014년부터는 선수들의 언더웨어조차 흰색으로 통일하도록 했다. 그전까지는 선수들의 하의 아래 받쳐 입는 속바지 색깔은 간섭하지 않았지만 속바지도 남자 선수들의 경우 밖으로 비칠 경우 흰색이어야 한다. 2013년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1회전에서 밑창이 주황색인 신발을 신었다가 대회 조직위로부터 '다음 경기부터는 밑창 색깔에 주황색이 보이지 않도록 해달라'는 지적 받았다. 2015년에는 유지니 부샤드(캐나다)의 스포츠브라 끈이 어깨 쪽으로 노출됐는데 색깔이 검은색이어서 주심이 대회 조직위원회에 '괜찮은 것이냐'고 문의까지 했다.
윔블던 복장 규정 9항에 '10㎜를 넘지 않는 넓이의 테두리에는 색깔이 들어가 있어도 된다'는 예외 규정으로 인해 부샤드는 계속 경기할 수 있었다.부샤드의 스포츠브라 어깨끈의 넓이가 10㎜ 미만이었기 때문이다. 윔블던 복장 규정 7항에는 '모자, 헤드밴드, 두건, 손목밴드, 양말은 모두 흰색이어야 하고, 10㎜가 넘게 색깔이 들어갈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윔블던 대회장에 들어오는 의료진도 흰색 옷을 입어야 한다. 10항에는 "가능하면 의료진도 흰색 옷을 입어야 한다"며 "다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색깔 있는 옷을 입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윔블던은 엄격하게 ‘올 화이트’ 드레스코드를 적용하고 있지만 올림픽 때는 선수들에게 흰색 옷 규정을 운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개 흰색을 입고 출전한다. 그만큼 ‘올 화이트’ 전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관련기사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