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용어사전에 따르면 ‘rival’은 라틴어 ‘rivalis’가 어원으로 같은 강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라틴어 ‘rivus‘는 강을 의미하는 ’river’의 어원이기도 하다. 이 말은 프랑스어를 거쳐 16세기 영어에 차용됐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두 신사’에 ‘사랑의 라이벌’이라는 뜻으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
스포츠에서 라이벌이라는 말을 처음 쓴 것은 1800년대 근대스포츠가 생긴 영국이었다. ‘맨체스터 더비’와 같은 축구 더비 매치는 라이벌끼리 맞붙는 경기를 의미했다. (본 코너 257회 ‘‘맨체스터 더비(Manchester Derby)’의 ‘더비’는 어떻게 생긴 말일까‘ 참조)
세계 남자테니스 역사를 돌아보면 2000년대 초반 안드레 애거시, 피드 샘프라스가 30대에 접어들어 모두 은퇴한 가운데, 신예 페더러가 무섭게 치고 나가면서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압도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며 독주체제를 만들어갔다. 몇 년 뒤 나달이 클레이 코트에서 강력한 경기력을 발휘하며 로저 페더러의 뒤를 바짝 쫓기 시작했다. 이후 페더러와 나달의 라이벌 양강체제가 만들어졌다. (본 코너 909회 ’프랑스오픈은 왜 ‘클레이코트’에서 열릴까‘ 참조) 둘은 2005년부터ㅓ 2010년까지 6년간 세계 랭킹 1~2위를 나눠가졌다.
이후 1987년생 동갑인 조코비치와 앤디 머리가 서로 경쟁하면서 부상했다. 2007년부터는 조코비치가 3위에 올라 나달과 페더러의 독주 체제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1년 뒤인 2008년에는 결국 머리까지 치고올라 ‘빅4’의 시대가 탄생했다. 4명의 연말랭킹이 1~4위를 기록했고, 이후 5년 연속으로 이 순위가 유지되었다. 머리가 부상으로 밀려난 뒤 조코비치가 2018년 중순부터 윔블던과 US 오픈 단식 우승을 이뤄내며 부상에서 완전부활하며 3명이 세계랭킹 1, 2, 3위를 독차지했다. 2019년에도 나달과 조코비치가 그랜드 슬램 대회 2개를 나눠 가지며 양강을 형성했다. 페더러도 8강~결승전 등에 진출하는 등 성적을 꾸준히 냈다.
‘빅3’ 시대’는 2022년 9월 페더러가 ATP 레이버 컵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나달도 18일 스페인 마요르카의 나달 아카데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일 개막하는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며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조코비치 은퇴할 때까지 라이벌 없이 혼자서 세계 테니스 코트를 외롭게 누비고 다녀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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