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91] 왜 ‘레프리카(replica)’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5-19 07:54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그는 은퇴이전 세계남자테니스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그는 은퇴이전 세계남자테니스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래 전 세계 남자테니스 ‘빅3’ 로저 페더러, 노바크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인기가 한창일 때 얘기이다. 테니스 전문 인터넷 공간에서 3명의 ‘레프리카(replica)’들 가운데 누구 것이 더 인기가 있을 까 각자의 팬들끼리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당시는 ‘테니스 황제’ 페더러가 쓰는 테니스 용품, 셔츠· 신발 ·머리띠· 라켓 등을 모방해 만든 복제품들이 더 관심을 모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페더러는 통산 그랜드슬램 우승 20회를 기록, 22회 정상에 올라 최다 우승 공동 1위 기록을 갖고있는 조코비치와 나달보다 승수에서 뒤지지만 세계팬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것이다. (본 코너 904회 ‘테니스에서 왜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replica’는 복제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replicare’가 어원이며, 이탈리아어 ‘replica’를 거쳐 1824년 영어에서 차용됐다. 1865년부터 복사물, 재생산 모형 등의 일반적인 의미로 쓰였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1990년대부터 레플리카를 복제품으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본래의 정의는 제작자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 사본 (복제품)을 의미하는 말이다. 현재는 단순한 복제품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레프리카는 그림이나 조각 따위에서 많이 쓰인다. 원작을 복제한 모작이라는 의미이다. 레플리카는 복제의 목적이 원작의 보존이나 학습을 위한 것이다. 가짜를 사기쳐 팔아먹는 위작과는 다르다. 박물관에서 발굴된 고대 유물을 보존하면서 전시할 대체품을 만들기 위해 레플리카를 만든다. 반드시 원작자가 만든 복제품만 레플리카는 아니다. 팝 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은 "나는 예술이 소수의ㅣ 선택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본다"며 복제품을 대량 생산해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는 예술가가 배고픈 직업이라는 사회의 인식과 달리 현대 미술에서 예술적으로, 대중적으로,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스포츠에서 레플리카는 인기를 말한다. 레플리카 제품이 많이 팔리는 선수일수록 인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에서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두 슈퍼스타의 레플리카 인기가 많다. 미국 NBA에선 단연 ‘농구 황제’ 마이클 조선이 단연 첫 손에 꼽히며, 골프에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좋은 성적을 거두면 컵, 트로피, 상패 등을 받는다. 하지만 상을 받는다고 해서 곧 자기 소유물이 된다고는 말 할 수 없다. 예전보다는 훨씬 줄어들었지만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가 다음 대회에 반환하는 경우는 아직도 많다. 데이비스 컵이 그 좋은 예이다. 기타 대회들 중에선 시상식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반환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컵, 트로피, 상패 등을 개인이 소유하기위해서 복제품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본 코너 913회 ‘왜 ‘데이비스 컵'이라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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