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프랑스오픈 테니스 선수권대회(상금 총액 5천635만2천유로) 남자 단식 준준결승 진출권을 확보했다.

알카라스는 파리 시간 1일 롤랑가로스 테니스 센터에서 진행된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13위 벤 셸턴(미국)을 세트스코어 3-1(7-6<10-8> 6-3 4-6 6-4)로 물리쳤다.

작년 우승자인 알카라스는 이번 대회 연속 우승을 위해 토미 폴(12위·미국)과 8강에서 맞붙게 된다.
이로써 알카라스는 2022년부터 4년째 프랑스오픈 8강 무대를 밟으며, 개인 통산 클레이 코트 투어 대회 100승째 기록도 달성했다.

만약 알카라스가 올해 정상에 오르면 2000년 이후 프랑스오픈 남자부에서 타이틀 디펜스를 성공시킨 세 번째 인물이 된다. 이전에는 라파엘 나달(은퇴·스페인)이 5연속 우승 1회, 4연속 우승 2회를 기록했고, 구스타부 키르텡(은퇴·브라질)이 2000~2001년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중 알카라스는 뛰어난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줬다. 2세트 초반 30-30 동점 상황에서 셸턴의 패싱샷을 몸을 날려 받아낸 순간이었다.

알카라스의 라켓에 맞은 볼이 네트를 간신히 넘어가며 득점으로 판정됐지만, 알카라스는 즉시 주심에게 다가가 손짓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공을 받아낼 때 라켓이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며 해당 포인트를 셸턴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자진 신고했다.

테니스 규정상 라켓을 던져서 공을 치는 것은 무효 처리되기 때문이었다.
당시 알카라스에게는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4-6으로 뒤져 가까스로 승부를 뒤집은 직후였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포인트를 내주면 30-40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관중들은 알카라스의 페어플레이에 박수갈채를 보냈고, 알카라스는 이후 7차례 듀스 접전을 벌인 끝에 자신의 서브 게임을 사수했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을 받을 것 같았다"며 "나 자신과 셸턴,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솔직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8강 상대인 폴과의 맞대결 기록은 알카라스가 4승 2패로 우세하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