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는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롯데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이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빅터 레이예스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을 때는 축제 분위기였다. NC 팬들도 축하했다. 롯데 팬들은 "그래도 행복했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왜 그랬을까?
롯데로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시즌이었다. 80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포수 유강남이 무릎 수술로 시즌아웃되면서 고전했다. 그는 올시즌 타율 1할9푼1리 5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99로 기대에 못미쳤다. 주전 포수 및 20홈런 이상을 기대했던 롯데로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마무리 김원중이 블론세이브를 몇 개만 덜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과 박세웅이 등판했을 때 승리를 몇 차례만 더 했다면 가을야구를 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팬들은 롯데가 올 시즌 어느 팀보다 재미있는 야구를 했다고 입을 모은다.
신임 김태형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경기 도중 선수에게 장난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밝아진 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타격으로 위닝시리즈를 가져오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팬들은 순위와는 별개로 야구볼 맛이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내년에는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이 잘 성장하면 팀의 주요 보직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롯데는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 연도인 1999년 이후 고작 가을야구에 7번 나가는 데 그쳤다. 한국시리즈 우승 공백이 30년을 넘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팬들은 내년에는 5강 이상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 감독은 '독기'를 품었다.
'희망고문'이 아니라 '희망행복"이 될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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