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FIFA 랭킹 21위 한국은 68위 이란을 3-0으로 꺾었다.
4회 연속 여자 월드컵 본선행과 대회 첫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 도전의 출발점에서 골 득실 +3을 기록하며 같은 날 필리핀을 1-0으로 제압한 개최국 호주(+1)를 누르고 A조 선두에 올라섰다.
첫 골은 전반 37분, 무려 16번째 시도에서야 터졌다. 두꺼운 이란 수비 블록 앞에서 드러난 결정력 부족은 조별리그 이후 더 강한 상대와 맞붙었을 때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균열을 만들어낸 것은 조직적 연결이었다. 중원의 지소연이 쏘아 올린 패스를 페널티아크의 최유정이 부드럽게 흘렸고 오버래핑으로 쇄도한 좌측 풀백 장슬기의 왼발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강타했다. 튕겨 나온 공을 골 지역 오른쪽에서 기다리던 최유리가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교착 상태를 깨뜨렸다.

승부의 쐐기는 베테랑들의 몫이었다. 후반 12분 공격 라인 3명(최유리·최유정·강채림)을 한꺼번에 교체하며 체력 안배에 나선 신상우 감독의 카드가 즉각 효과를 냈다. 교체 투입 1분 만에 이은영이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킥 앞에 선 김혜리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2-0으로 격차를 벌렸다. A매치 137경기째인 김혜리에게 이 골은 2014년 11월 동아시안컵 괌전 이후 무려 11년 4개월 만의 국가대표 2호골이었다.
후반 30분에는 수비수 고유진이 공격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혜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올린 프리킥에 고유진이 골 지역 정면에서 우뚝 솟아 헤딩 쐐기골을 꽂았다. 지난해 4월 호주전에서 28세 늦깎이로 A매치에 데뷔한 고유진은 7경기 만에 감격의 첫 골을 신고했다. 김혜리는 1골 1도움 멀티 포인트로 이날 공격 MVP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상우 감독은 후반 21분 핵심 미드필더 지소연을 김신지로 교체하고 후반 36분에는 문은주 대신 케이시 유진 페어를 투입하는 등 주전 자원의 피로도를 세심하게 관리했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의 여파 속에서도 4-2-3-1 포메이션으로 버텨낸 이란은 후반 8분 파테메 파산디데의 역습 슈팅 한 방이 유일한 위협이었지만 골키퍼 김민정의 정면 세이브에 막혀 반격의 실마리를 잇지 못했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5일 같은 장소에서 맞붙는 필리핀이다. 이란전에서 확인된 지배력에 결정력까지 더해진다면 신상우호의 아시안컵 항해는 더욱 순탄해질 것이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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