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93] 사이클 경기에서 왜 ‘추발’이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5-03-31 07:10
 개인 추발 경기 모습 [대한사이클연맹 홈페이지 캡처]
개인 추발 경기 모습 [대한사이클연맹 홈페이지 캡처]
사이클에서 ‘추발(追拔)’이라는 경기가 있다. 다소 생소한 일본식 한자어인데 두 명의 선수가 도착 기록을 다투는 종목이다. ‘쫓을 추(追)’와 ‘뺄 발(拔)’를 쓰는 이 말은 꼬리를 물어 경기를 끝낸다는 뜻이다. 추발은 영어 ‘Pursuit’를 옮긴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Pursuit’는 추월한다는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 ‘Poursuir’이 어원이다. 추발 경기는 180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했다. 사이클 추발 경기를 본 떠 만든 스피드스케이팅 단체 추발이라는 종목도 생기기도 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추발과 함꼐 추월이라는 말도 쓴다. 하지만 추발과 추월(追越)은 다른 개념이다. 경기 방식은 단순히 앞지르면 이기는 것이지만 사이클, 스피드스케이팅 모두 실력차가 크지 않는 한 추월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추발이라는 말이 경기 개념에 가깝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일제강점기 때부터 추발이라는 말을 사이클에서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9년 9월5일자 ‘전일본자전차상보(全日本自轉車詳報)’ 기사는 ‘기보(旣報)…지난이(二),삼양일(三兩日) 갑자위남운동장(甲子圍南運動塲)에서 거행(擧行)된 제구회전일본자전거경기부현(第九回全日本自轉車競技府縣) 대항선수권대회겸(對抗選手權大會兼) 제십회명치신궁국민체육대회자전차일반부(第十回明治神宮國民體育大會自轉車一般部) 추천대회(推薦大會)에서 요선대표삼선수(聊鮮代表三選手)가 전종목(全種目)에 제패(制霸)하여 싸이끌 사상불오(史上不杇)의 기록(記錄)을 지은바 잇섯는데 이날의 상세(詳細)한 전적(戰績)을소개(紹介)하면 다음과갓다 【단체추발경주결승(團體追拔競走决勝)】1조선(朝鮮)틤(김인애(金仁愛),유찬호(劉讃浩),김운학(金雲鶴))육분사삼초오(六分四三秒五) 2덕도(德島)틤(재등(齋藤),천구(川口), 좌좌목(佐佐木))’고 전했다.
사이클 추발 경기는 본부 측 출발선과 반대편 출발선에서 동시에 출발해 기록으로 순위를 가린다. 남자 일반은 4km, 여자 일반은 3km, 남자 주니어 3km, 여자 주니어 2km의 거리를 본인 출발선에 도착한 기록으로 승부를 겨룬다.

대한사이클연맹 홈페이지 경기 소개에 따르면 개인추발 경기는 두 팀의 각 1명씩 2명의 선수가 출전하여 트랙의 중앙에 위치한 본부석 출발선과 반대편 출발선의 출발대(스타팅블록)에서 동시에 출발하여 남자는 4km, 여자는 3km를 전력 질주하면서 서로 추월을 시도하는 경기이다. 결승선(본인 출발선)에 도착한 기록이 빠른 선수가 승리하는 경기이다. 경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체 추발 경기는 1팀이 4명의 선수로 구성되며 2팀이 출전하여 서로 상대 팀에게 추월을 시도하는 경기 종목이다. 각 팀의 기록은 각 팀의 세 번째 선수의 앞바퀴가 결승선에 도착한 시간으로 기록을 측정한다. 각 팀의 3번째 주자의 기록을 계측하기 위해서 각 선수의 앞바퀴 축에 전자 신호 장치를 부착해야 한다. 이 경기는 4명이 한 조가 되어 선수간의 호흡이 맞고 교대기술 능력에 따라 기록이 좋아지는 경기이다. 한 팀이 추월 당하는 순간 심판은 적색기로 신호하고, 선수가 들을 수 있도록 신호해야 한다. 추월은 한 팀(적어도 3명의 주자)이 상대팀에 1m 거리 이내에 도착했을 때 성립한다. 경기는 각 팀의 세 번째 주자가 지정된 거리를 완주하여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에 종료된다. 또한, 결승에서는 한 팀(최소한 3명의 주자)이 상대팀을 추월한 순간에 종료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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