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SSG전(7이닝 1실점)과 NC전(6이닝 무실점)에서 호투를 펼쳤던 하영민은 황금기가 오려나 싶었지만, LG전(4이닝 6실점)과 롯데전(42/3이닝 6실점)에서 연속으로 난타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공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어요. 밋밋하게 들어가는 컷패스트볼을 타자들이 쉽게 맞추더라고요."
"단 하루만 연습했어요. 그것도 잠깐이었지만, 생각보다 손에 감각이 왔습니다."
22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하영민은 갓 익힌 새 무기를 꺼내들었다. 130km대 속도에 예리한 낙차를 갖춘 슬라이더가, 그것도 단 하루 만에 장착한 이 구종이 두산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7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맞으며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목 각도를 약간 틀어서 던지니까 공이 정말 잘 떨어지더라고요. 직구, 커브, 포크볼과 함께 섞어 던지니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 잡더라고요."
위기의 키움에게 하영민의 변신은 간절한 한 줄기 빛이었다. 외국인 타자 2명을 기용하는 전략으로 풀타임 외국인 선발이 하나뿐인 키움은 4, 5선발진의 약세로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하루 만에 무기를 바꿔 승리를 거둔 키움 2선발의 결단력이 침체된 팀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음먹으면 언제든 진화할 수 있다는 투수의 발상 전환이 남은 시즌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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