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가 잘 될 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못하면 안 좋은 얘기만 나온다." 이 말은 얼핏 선수의 억울함을 드러낸 듯 들리지만, 프로 세계의 본질을 망각한 발언이다.
프로는 결과로 평가받는 무대다. 잘할 때는 박수를 받고 못할 때는 야유를 듣는다. 그게 당연하다. 특히 이정후는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스타다. 몸값이 곧 기대치이며, 기대치는 곧 책임이다. "잘할 때는 조용하다"는 말은 변명이 아니라 자기 위치를 자각하지 못한 발언으로 들린다.
팬들은 선수의 속사정을 헤아리지 않는다. 그저 결과를 본다. 그리고 고액 연봉자는 그 결과로만 평가받는다. 이정후가 고백한 '부담감'과 '잡생각'은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보다 오히려 프로의 태도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왜냐하면 그 무대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본인이 선택해 올라간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정후가 정말로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 말로는 부족하다. 내년에 좋아질 거라는 다짐이 아니라, 실전에서 보여주는 집중력과 수비가 필요하다. 팬들은 인터뷰가 아니라 플레이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 '변명' 대신 '증명'이 필요한 순간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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