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결과보다도, 김경문 감독의 '의도'다. 왜 그는 흔들리는 마무리를 끝까지 붙잡는 걸까.
김경문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강조한다.
선수의 순간 부진보다 가능성을 본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다르다. 감독의 믿음이 곧 팀의 모험이 된다. 김서현은 시즌 막판부터 제구 불안과 멘털 기복이 계속됐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그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믿음'이 아니라 '집착'이 되어가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이런 고집엔 뿌리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 바로 김경문이었다. 그는 부진하던 이승엽을 끝까지 믿었다. 큰 경기는 큰 선수가 해결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 믿음은 금메달이라는 기적으로 돌아왔다. 이승엽의 일본전 홈런, 결승전 쐐기타. 그 한 장면이 김경문이라는 지도자의 철학을 완성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2025년이다. 김서현은 이승엽이 아니다. 그리고 가을야구는, 언제나 같은 공식으로 풀리지 않는다.
이제 시리즈는 5차전으로 향한다.
한화의 운명은 마지막 한 경기, 그리고 김경문의 선택에 달렸다. 그는 과거의 공식을 또 꺼낼까, 아니면 현실의 냉정함을 택할까.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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