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한 금융투자사가 내놓은 월드컵 중계권료 관련 보고서 내용중 일부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의 국내 중계권을 보유한 콘텐트리중앙이란 회사에 대한 분석이다. 해당 보고서는 "월드컵 중계권료 관련 손상 우려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23%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단독 플레이에서 시작됐다. 앞서 2024년 콘텐트리중앙은 자회사 피닉스스포츠가 월드컵 독점 중계권 계약의 지위를 이전 받았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와 JTBC를 보유한 중앙그룹이 국제축구연맹(FIFA)과 2026부터 2030년까지 개최하는 월드컵 대회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하지만 월드컵 개최를 불과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중계권을 둘러싼 방송가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못해 적대적이다. 더욱이 최근 JTBC가 지상파 3사에 던진 ‘140억 원 카드’는 단순한 가격 협상의 문제를 넘어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시장의 본질과 스포츠산업 공공성의 경계를 시험하는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다.
현상은 명확하다. 독점적 중계권을 가진 JTBC는 당초 각 사 250억 원이란 분담금 제안했고, 이 협상이 불발 되자 '140억 원'으로 낮추며 마지막 제안을 내놨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여전히 신중한 모양세다. 광고 수익 감소와 시차 문제, 대표팀 성적 변수 등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의 판단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지난 수 십년간 월드컵은 글로벌 미디어 자산으로 재편됐다. 중계권은 플랫폼 경쟁의 핵심 무기가 됐고, 스포츠는 더 이상 공짜 콘텐츠가 아닌 산업의 핵심 가치됐다. OTT와 종편의 부상과 지상파 광고 시장의 위축은 이 구조를 더욱 가속화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대규모 적자와 매출 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한 점도 무관치 않다.
중계권 쟁탈의 지난 역사를 되짚어 보면 이 변화는 필연에 가깝다. 2002년 FIFA 한일월드컵은 지상파 공동 중계라는 ‘공공재 모델’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이후 올림픽과 월드컵은 경쟁 입찰과 재판매 구조로 빠르게 변모했다. 중계 콘텐츠는 희소 자산의 상징이 됐고, 시장은 가격을 통해 재편됐다. JTBC의 단독 수주 역시 이 흐름 위에 있을 뿐이다.
동상이몽(同床異夢). 모두의 같은 월드컵을 두고, 누군가를 투자 회수를, 어떤이는 손익 방어를, 정치권은 공공성 강화를 꿈꾼다. 이해관계는 같지만 방향은 다르다. 해답은 극단에 있지 않다. 시장이 무너지면 콘텐츠는 사라지고, 공공성이 무너지면 스포츠는 소수의 전유물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중용(中庸)'이다.
JTBC의 이번 선택은 승부수이자 "스포츠 중계권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답은 단순하다. 모두의 것이지만, 아무의 것도 아니란 점이다. 월드컵은 축제이고, 축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스템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구조다. 시장과 공공의 균형 속에서만 지속 가능한 산업이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새겨봐야 할 때다.
유정우 마니아타임즈 선임기자 / kedsports@naver.com
[유정우 마니아타임즈 선임기자 / ked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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