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참담한 대패 속에서도 선수들은 최소한의 부끄러움조차 망각한 모습이다. 마운드는 자멸했고, 타선은 '반짝쇼'에 희희낙락했다. 지더라도 흙투성이가 되어 물고 늘어지는 치열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 안주하는 배부른 자들의 태만함만 가득했다. 관중석의 팬들이 참다못해 발걸음을 돌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 텅 빈 뒷모습이야말로 현재 이 팀이 마주한 가장 처참하고도 정확한 성적표다.
끔찍한 참사를 저지르고도 관중석을 향해 형식적으로 던지는 그 건성 어린 인사는 팬들을 완전히 우습게 아는 오만함의 극치로 보인다.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는 팬들의 쓴소리와 매서운 질타를 그저 귀찮은 잔소리나 기분 나쁜 비난쯤으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프로 선수로서의 자격 박탈을 의미한다.
한 경기 패한 걸 가지고 왜 이리 호들갑이냐고? 그렇지 않다. 이렇게 무참히 패한 경기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쓴소리를 하는 것이다. 야구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방심하면 최하위 팀에게 언제든지 일격을 당할 수 있는 게 야구다. 겸손해야 한다. 무적도, 최강도 아니라는 자세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절박함이 있어야 하고, 간절해야 한다. 그래야 2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 '회사원론'은 사치스럽다. 그렇게 여유가 있는가.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