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식 한자 功夫는 ‘공 공(功)’과 ‘지아비 부(夫)’가 합해진 말로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떤 일을 익히고 연마하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 그리고 그 결과 얻어진 숙련도·기량이라는 의미이다.
흥미로운 것은 공푸라는 말이 원래부터 무술만을 뜻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무술을 쿵후라고 부르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무술이라는 종목의 고유명사’를 그대로 옮긴 것이라기보다, 무술을 수련하며 쌓은 깊은 기량을 가리키는 표현이 서양에서 무술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넘어온 말은 단순히 소리만 옮겨지는 것이 아니다. 중간에 여러 언어와 문화, 대중매체를 거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정착한다. 쿵후라는 두 글자에는 그래서 꽤 긴 여행의 흔적이 남아 있다. 중국의 功夫에서 출발해 영어의 kung fu가 되었고, 다시 한국어의 쿵후가 됐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단어 하나가 사실은 문화가 국경을 넘어 이동한 기록인 셈이다.
어쩌면 쿵후라는 말이 재미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 반드시 그 대상이 태어난 곳의 이름과 같지는 않다. 문화는 이동하면서 이름도 바꾸고, 의미도 조금씩 바꾼다. 그리고 그렇게 바뀐 이름은 새로운 언어와 사회 안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낸다.
결국 ‘왜 쿵후라고 말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단순히 발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무술이 서양의 대중문화로 건너가 ‘kung fu’라는 이름을 얻었고, 그 이름이 다시 한국어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쿵후’는 중국어 한 단어의 번역어라기보다, 중국에서 시작해 홍콩과 서구를 거쳐 한국까지 흘러온 문화의 흔적이다. 단어 하나에도 문화의 이동 경로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평소 무심코 쓰는 말들이 조금 다르게 들리기 시작한다. 따지고 보면 무술하는 것이나 학교 공부하는 것이나 다 같은 것으로 수련을 통해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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