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의리가 불펜에서 보여준 위력은 분명했다. 강력한 직구는 짧은 이닝에서 더욱 빛났고, 선발 때 고민이었던 제구 불안도 어느 정도 줄었다. 마무리 후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질문은 이의리가 마무리로 잘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과연 그것이 이의리라는 투수의 가치를 가장 크게 활용하는 방법이냐는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사키는 짧은 이닝에서 자신의 장점을 완벽하게 끌어냈다. 시속 160㎞에 가까운 강속구는 더욱 위력적으로 살아났고, 주무기인 스플리터는 타자들에게 악몽이 됐다. 선발 투수로 등판할 때보다 한 타자, 한 이닝에 집중하면서 '괴물 투수'의 모습을 되찾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다저스의 뒷문을 책임지는 핵심 카드로 활약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사사키를 그냥 마무리로 쓰면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다저스의 판단은 달랐다.
사사키는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해 영입한 선수가 아니었다. 다저스가 기대한 것은 9회 한 이닝을 막는 투수가 아니라,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 에이스였다. 불펜 성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선발 복귀를 위한 과정이었다. 다저스는 실제로 올 시즌 사사키를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이것이 KIA가 이의리를 바라봐야 할 지점이다. 이의리 역시 희소한 자원이다. 150㎞대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선발은 KBO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런 투수가 불펜에서 1이닝을 압도한다고 해서 그의 최종 가치를 마무리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성영탁 또는 정해영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 마무리는 경험과 역할 적응의 문제다. 반면 선발 투수, 특히 강속구를 가진 좌완 선발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KIA가 선택해야 할 것은 오늘의 세이브가 아니다. 내일의 에이스다. 사사키도 마무리에서 성공했지만 다시 선발로 돌아갔다.
이의리 역시 마찬가지다. 불펜에서 빛나는 투수가 아니라, 선발에서 팀을 이끄는 투수가 돼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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