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고우석은 오랫동안 마무리 투수였고, LG가 그를 다시 데려온 이유 역시 경기 후반을 책임질 수 있는 강력한 불펜 카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경엽 감독도 현재 고우석을 2이닝까지 던질 수 있는 핵심 불펜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주영은 원래 선발투수다. 올해는 유영찬의 부상으로 인해 불펜, 그것도 마무리 역할까지 맡고 있지만 내년에는 다시 선발로 돌아가는 것이 LG의 기본 구상이다. 그렇다면 마무리는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면 고우석은 어디에 둘 것인가? 여기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고우석을 다시 마무리로 돌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것이 최선일까?
고우석은 미국에서 3년을 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그 시간을 단순한 실패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LG가 주목해야 할 변화가 있다. 바로 멀티이닝 능력이다. 염경엽 감독도 고우석이 미국에서 2이닝씩 던진 경험이 많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과거 한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였던 고우석에게 이제는 한 경기에서 2이닝 이상을 맡길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연투 능력도 상당히 좋아졌다. 과거에도 연투를 했지만, 미국에서의 경험을 거치면서 지금은 그때보다 연투를 소화하는 능력이 한층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공의 위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3년 동안 미국에서 뛰면서 과거보다 커브 제구가 좋아졌고 스플리터도 잘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예전의 고우석에게 없었던 무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지금이 고우석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시점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고우석은 다르다. 어쩌면 LG가 고우석에게서 찾아야 할 것은 과거의 마무리 고우석이 아니라, 미국 3년을 거치며 새롭게 만들어진 또 다른 고우석일지 모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