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표팀 내부 갈등설과 은퇴 소동이 불거진 뒤 나온 첫 명단이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들과 직접 대화해 문제를 해결했다며 대표팀이 건강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 선수를 모두 발탁한 결정이 과연 경기력만을 고려한 결과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황희찬의 발탁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황희찬은 과거 대표팀에서 저돌적인 돌파와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대표팀 선발의 타당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명성이나 과거의 활약만으로 태극마크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이번 명단에서 더욱 주목할 부분은 96라인 세 선수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모레노 감독으로서는 이들을 제외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세 선수를 명단에서 뺐다면 최근 불거진 갈등설에 대한 문책성 조치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선수단 내부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세 선수를 모두 발탁하면 갈등설을 의식하지 않았다는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하고, 대표팀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음 일정을 준비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발탁을 갈등설 봉합을 위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나올 수 있다.
물론 모레노 감독은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전력만 놓고 보면 이들을 발탁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전력상 필요한 선수라는 사실과 갈등설을 수습하기 위한 고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은 서로 배타적인 문제가 아니다.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번 발탁의 배경을 둘러싼 의문은 남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수단 내부의 문제가 정말 해결됐느냐는 점이다.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고 해서 선수들 사이의 신뢰가 회복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갈등의 원인이 남아 있다면 이번 발탁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표면적인 수습에 그칠 수도 있다.
이번 11월 A매치는 모레노 감독에게도 중요한 시험대다. 96라인 전원 발탁이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공법이었는지, 갈등설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이었는지는 결국 경기 내용과 선수단의 실제 모습이 말해줄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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