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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골프와 음주가 동급?

'사치' 편견 버려야...골프는 스포츠이자 주요산업

2014-06-03 11:06:22

[데스크칼럼]골프와 음주가 동급?
[마니아리포트 정원일]세월호 사건으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40일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팽목항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자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단순한 사고 이상의 충격을 몰고 왔습니다. 정부 관계부처의 무능력함은 물론 뿌리 깊은 부패도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언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민들도 희생자들의 죽음과 유가족의 슬픔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파장은 컸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직후 정부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골프와 음주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새로운 일도 아닙니다. 국가적인 재난이 벌어지면 정해진 레퍼토리처럼 이어져온 일입니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제스처이자 공무원들에게는 쓸데없는 문젯거리를 만들지 말라는 메시지입니다. 일견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스포츠인 골프가 음주와 함께 단골메뉴로 금지대상에 이름을 올리는지는 한번 곱씹어봐야 할 듯합니다. 골프를 여전히 '사치' 스포츠로 여겨서일까요? 사실 대한민국에서 골프는 여전히 '사치' 스포츠의 굴레를 벗지 못했습니다.
개그맨 이경규가 세월호 사건 때 골프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미디어가 앞다퉈 '물의를 일으켰다, 적절치 못했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이경규가 골프가 아닌 테니스나 등산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테니스를 했어도 이런 기사가 쏟아졌을까요? 등산을 했다고 비판을 받았을까요?

수백만에 이르는 골프인구와 최경주, 박세리, 박인비 같은 세계적인 골프스타를 보유했지만 골프는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사치 스포츠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세금에는 개별소비세라는 게 있습니다. 과거 특별소비세로 불리던 게 지난 2008년부터 개별소비세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는데 이는 사치성 상품이나 서비스의 소비에 대해 별도의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조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골프는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유일한 스포츠 종목입니다. 게다가 카지노와 경마장보다 높은 개별소비세가 부과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김광화 세무사는 "현재 골프는 카지노의 2.3배, 경마의 12배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개별소비세 부과율만 놓고 보면 골프는 카지노나 경마보다 더 '사치'스러운 소비라는 의미입니다. 도박보다 더한 '사치'스러운 스포츠.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골프장을 찾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건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돈 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주장이라기보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골프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돈이 얼마나 있느냐,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가 아닌 골프장을 이용하느냐 아니냐로 정해집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 아닌 수많은 스포츠 중 한 종목에 불과한 골프에 부과되고 있는 셈입니다.

골프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용이 비싼 건 사실입니다.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는 웬만한 직장인 수입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골프는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돈 있는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에 '사치' 스포츠가 된 걸까요? 그래서 불건전하고 무분별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것일까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바로 개별소비세의 과세목적입니다. 특별소비세의 과세목적은 무엇일까요. 김광화 세무사는 "과거 특별소비세는 불건전하거나 무분별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음식점은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유흥업소에는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개별소비세 과세물품을 봐도 고급사진기, 고급시계, 고급 모피, 고급 가구 등 하나같이 '고급'품만 해당됩니다. 결국 소수만을 위한 것인지 대중을 위한 것인지가 기준이라는 의미입니다.

골프는 이미 대중스포츠입니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직접 즐기기 위한 비용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국내 골프인구는 이미 300만명에 달합니다. 골프장을 찾는 인구는 타 스포츠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골프장을 찾은 골퍼 수는 157만4748명이었습니다.

연도별 내장객 수를 따져보면 더욱 많습니다.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가 내놓은 자료에는 지난 2012년 한해 골프장 내장객이 1천825만345명으로 나와 있습니다. 최근 프로야구 관중수로 최고점을 찍었던 2012년 한해 프로야구를 관람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관람객은 753만3409명이었습니다.

자타공인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야구의 한 해 관중 수에 두 배가 넘는 이용객수. 그런데도 '사치'라는 딱지를 떼지 못한 골프라는 스포츠가 안쓰러워 보입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전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이때 골프에 대한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주변의 조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골프라는 스포츠에 드리워진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또 골프가 어느 분야 못지않은 산업적인 가치가 있다는 점도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다음 편에는 골프의 산업적인 가치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6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올림픽 무대 데뷔전을 치릅니다.

소수만을 위한 사치행위와 대중이 즐기는 스포츠의 구분이 쉽지는 않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 시각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umph112@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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